![13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글=최진희 기자, 사진=연합뉴스]](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6589_220380_3157.jpg?resize=600%2C470)
[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직 전반에 대한 쇄신안 등을 내놨지만, 농협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날 강 회장은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호화 출장’으로 논란이 됐던 해외출장 숙박비 상한 초과분 4000만 원도 반환하기로 했다.
강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농협은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의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 이후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으로부터 엄중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위기 수습으로 끝내지 않고, 농협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후속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라고 했다.
농협중앙회 “중앙회장 권한·역할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 단행”
먼저 농협중앙회는 이번 특별감사 결과를 계기로 중앙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관례적으로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강 회장은 인사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대해서는 사업전담대표이사 등에게 맡기고,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일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 브리핑을 통해 강 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농협중앙회에서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 시 수억 원의 퇴직금을 받는 것이 적정한 지 검토하고, 농협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 등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하는 적정금의 집행 실태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강 회장은 해외출장 시 숙박비 상한선이 1박당 250달러(약 36만 원)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5차례의 해외출장 모두 숙박비 상한을 초과하는 등 총 4000만 원의 숙박비를 초과 지출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농협중앙회는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엄중히 받아들여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미흡한 부분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선제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규정이 정비되지 않아 250달러로 제한돼 있던 해외 숙박비 규정은 물가 수준을 반영하는 등 관련 제도와 절차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고,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집행된 금액은 강 회장이 개인적으로 반환하기로 했다.
‘100억대 불법 대출 관여 혐의’ 지준섭 농협부회장 비공식 퇴임
지준섭 전무이사(농협중앙회 부회장)와 여영현 상호금융대표이사, 김정식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들도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이날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16일 이코노미톡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전날 비공식 퇴임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이틀 만이다. 지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0억 원대 불법대출에 관여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지 전 부회장은 한상권 서영홀딩스 회장의 청탁을 받고 농협은행 인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음에도 해당 대출 심사를 담당했던 농협은행 직원 A씨를 대출 심사 부서 부장으로 발령받도록 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은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조계·학계·농업계·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해 감사 지적 사항과 함께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돼 온 불합리한 제도 전반을 철저히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돈 버는 농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여 농업인의 땀이 정당한 소득으로 보장되도록 농협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앞으로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라고 강조했다.
농협 노조, 강 회장 ‘자진 사퇴’ 촉구…전종덕 의원 “근본적 개혁 필요”
한편 농협중앙회가 고강도 쇄신안을 내놨지만 농업계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번 쇄신안이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농협중앙회장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향후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농협 노조)는 지난 14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조만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비리 경영진 퇴진 투쟁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5일에는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농협하나로유통노조·농협유통노조가 서울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노동자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강호동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 및 NH농협주식회사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농협 대개혁을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전종덕 진보당 의원도 성명을 내고 “‘셀프개혁’으로는 농협에 대한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농협 개혁의 첫걸음은 강호동 회장의 중앙회장직 사퇴”라고 강조하고, 농협 중앙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농협 임직원들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13일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6589_220381_3433.jpg?resize=600%2C3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