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창작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지만, 게임 현장에서는 오히려 ‘불쾌한 골짜기’와 일자리 불안을 초래하며 창작 윤리와의 정면충돌을 빚고 있다. 게임 이용률 50% 선이 붕괴되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업계가 무분별한 AI 도입보다는 ‘게임 본연의 재미’라는 본질적 가치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는 27일 서울대학교 LG경영관에서 ‘2026 게임산업 전망’을 주제로 신년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종임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게임이용률 감소가 게임 산업과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생성형 AI의 확산이 가져온 빛과 그림자를 집중 조명했다.
이 위원은 먼저 생성형 AI가 대중화의 핵심 동력이 되었음을 짚었다. 그는 “AI 기술은 데이터를 통한 예측을 넘어 새로운 창작물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지브리 스타일’과 같은 생성형 AI 창작 열풍이 챗GPT 이용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사례처럼, 기존의 창작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AI 기술의 확산이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기술의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자원과 권력은 중앙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인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자리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역설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은 이를 인간과 AI의 공진화가 어려운 ‘인공지능의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라 정의하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게임 제작 현장에서는 AI 활용을 둘러싼 창작 윤리 논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025년 12월, 인디 게임 어워드 측은 ‘클레르 옵스큐르: 33원정대’에 수여했던 ‘올해의 게임상’ 등 주요 시상을 전격 취소했다. 개발 과정에서 AI 아트를 일부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순수 창작을 지향하는 인디 게임 정신과 AI 활용이 공존할 수 없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현장의 여론도 급격히 냉각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GDC 2025 설문조사에 따르면, AI가 게임 개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은 전년 21%에서 13%로 급감한 반면, 부정적 인식(30%)은 이를 앞질렀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51%)이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와 윤리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술적 갈등 속에 국내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5년 50.2%까지 감소하며 시장의 활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 이용자들은 주로 ‘시간 부족(44.0%)’과 ‘재미 감소(36.0%)’를 이탈 원인으로 꼽았다.
이 위원은 “무분별한 AI 도입이 정답은 아니다”라며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게임 본연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접근법이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이용률 회복을 위한 대안’을 주제로 향후 게임 산업과 문화가 나아가야 할 세 가지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는 ‘사회적 합의’다. 생성형 AI 기술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권익과 플레이어의 수용성이 공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윤리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분별한 도입에 앞서 기술 활용의 투명성을 확보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둘째는 ‘인디 게임 생태계의 강화’다. 이 위원은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을 유도하고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동력으로 인디 게임 특유의 참신함과 다양성을 꼽았다. 거대 자본 중심의 획일화된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산업 지속성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놀이 경험의 진화’를 강조했다. 미래의 게임 문화는 단순한 접근성이나 편의성 개선을 넘어, 이용자에게 이전에 없던 새로운 놀이의 경험과 감동을 제공하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위원은 “결국 기술은 수단일 뿐, 게임의 미래는 인간의 창의성과 새로운 체험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