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식욕은 피로·호르몬 변화 신호, 억누르면 고장 나


한방에서는 다이어트를 '흐트러진 에너지 시스템을 제자리로 복원하는 과정'으로 본다. [출처: Gettyimagesbank]

한방에서는 다이어트를 ‘흐트러진 에너지 시스템을 제자리로 복원하는 과정’으로 본다. [출처: Gettyimagesbank]


식욕을 억제해 빠르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방법들이 연일 화제다. 먹고 싶은 마음만 참아내면 체중이 쭉 빠질 것처럼 보인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비만센터 이재동 교수 “식욕 억제는 단기간 체중 감량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몸은 곧바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리고 근육량을 감소시키며 지방을 더 붙이려는 방향으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몸은 ‘살이 빠지고 있다’는 것을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 스스로 방어 기제를 만든다. 약 복용 등을 중단하면 식욕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1년 이내에 다시 대부분의 체중이 돌아온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얼마나 먹느냐보다 왜 내 몸이 살을 붙이려고 하는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욕은 단순히 ‘의지로 누를 수 있는 욕망’이 아니라 뇌와 호르몬이 보내는 가장 원초적인 신호라는 것. 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호르몬 변화 등 몸 상태 전반이 식욕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신호를 무시한 채 ‘억누르기’만 반복하면 몸은 금세 균형을 잃고 더 큰 식욕과 더 느린 대사로 맞서게 된다.


이 교수는 다이어트의 본질을 “빼는 것이 아니라 돌려놓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흐트러진 에너지 시스템을 제자리로 복원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지방 축적의 문제가 아니라 몸 에너지 흐름의 장애로 본다. 에너지 흐름이 바로 잡히면 억지로 적게 먹지 않아도 체중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에너지 기능 장애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설명한다.


✓손발 차고 식후 졸림 심한 ‘에너지 생성 저하형’= 비위 기능이 떨어진 경우로, 따뜻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도움된다.


✓물만 마셔도 붓고 몸이 무거운 ‘에너지 순환 장애형’= 심폐 계통의 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아 진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과 야식 제한이 핵심이다.


✓상체 열감이 심하고 밤만 되면 식욕 폭발하는 ‘에너지 균형 장애형’= 간·신의 균형 문제가 원인일 수 있어 저녁 시간의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하체 중심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식욕은 지금 나를 좀 돌봐달라는 뜻이다. 이 신호를 억지로 누르기보다는 몸의 흐름을 이해하고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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