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액션 만화에서는 서열이 중요할까?
2025년 제2의〈니나 잘해〉와 〈럭키 짱〉은 무엇일까?
액션 만화의 클리셰는 무엇이 있을까?
경찰, 특수부대원, 킬러의 액션 만화는 왜 인기가 있을까?
2025년의 한국 4대 만화축제는 무엇일까?
광복 5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은 어떤 만화일까?
지난 2018년 1호부터 현재까지 국내 유일의 만화비평잡지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만화》가 29호를 발간하였다. 단지 어린이들의 취미로만 취급받던 만화가 거대하고 글로벌한 산업으로 성장하였지만, 한국 만화웹툰계에서 일어나는 핫이슈를 들여다보고 관련 작품과 작가에 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매체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지금, 만화》는 그 안에 담긴 소식뿐만 아니라 그 발간 자체가 만화웹툰계에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지금, 만화》 29호는 인간의 파괴적 본성과 최고를 다투는 남성성 속에 내재된 시대정신의 변천, 저항 정신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먼저 ‘커버스토리’는 액션 장르 만화와 웹툰의 형성과 개념을 짚어보면서 액션 장르가 가지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 특징과 클리셰를 알아보고 있다. 그러면서 1990년대 학원 액션 만화가 2026년에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크리틱’에서는 액션 장르 만화의 특징, 학원 액션 만화의 세계관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액션 장르 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직업과 스토리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비평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학원 액션 만화가 한국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시기였다.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진짜 사나이〉, 〈짱〉과 같은 만화가 엄청난 흥행에 성공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당시 1990년대의 경제적 성장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 압박과 IMF 외환위기 전후의 사회적 불안심리가 혼합되어서 기성세대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한 시기였다. 이런 시대를 반영해 학원 만화는 학교와 교사라는 구조를 거부하고 힘과 서열로 질서를 세우려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호응을 얻은 것이다.
학교 복도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주먹다짐으로 살아가는 청소년 주인공이 등장하는 〈니나 잘해〉, 〈짱〉 등 학원 액션의 계보는 〈통〉, 〈일진의 크기〉, 〈외모지상주의〉, 〈약한 영웅〉, 〈참교육〉 등으로 이어지면서 장르 형성의 기초를 제공했다. 또한 조직폭력단, 이른바 건달들의 범죄 액션 웹툰으로는 〈킬러분식〉, 〈비질란테〉, 〈캐슬〉, 〈광장〉 등이, 군인이나 특수요원을 내세우는 첩보·전쟁액션으로 〈갓 오브 블랙필드〉, 〈파운더〉, 무협액션으로는 〈고수〉, 〈북검전기〉, 〈앵무살수〉 등이 계속 연재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 만화》 29호는 예전 액션 장르의 서사적 목표가 주로 생존하기 위해서, 혹은 각자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사투를 통해서 서열을 세우고 연대의식을 고취하는 데 있었다면, 최근의 액션 장르 만화와 웹툰에서는 이른바 퓨전 액션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음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의 변별화를 통해서 독자의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노력은 스튜디오 제작 시스템으로 인한 밀도의 강화로 기존의 액션 장르 문법에서 세부 요소(상태창, 회귀·빙의·환생 등)를 결합하면서 기존 전통적 액션 장르의 재미를 담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웹툰 문법을 제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만화》 29호의 ‘인터뷰’는 더그림엔터테인먼트의 이승형 CP에게 듣는 액션 웹툰 전문 제작의 노하우와 그래픽 노블 작가 백영욱에게서 듣는 작업 전반의 과정과 그만의 만화관을 담고 있다.
또 ‘이럴 땐 이런 만화’에서는 ‘또 한 번 나이를 먹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보면 좋은 만화 란 주제로 명사들의 만화 추천 큐레이션을, ‘만화 속 인생 명대사/명장면’과 ‘웹툰 vs 영화’ 코너에서는 다양한 만화/웹툰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평론가 pick평!’이라는 코너에는 만화평론가들이 선정한 작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평했다.
올해 신설된 ‘릴레이 인터뷰’는 SBS 라디오 ‘최백호의 낭만시대’를 진행하는 가수 최백호에게서 만화 마니아가 된 사연을 들어보았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대원씨아이 황민호 대표를 찾아가 한국 만화잡지사의 여정에 대해 생생한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슈 코너에서는 ‘2025년의 한국 4대 만화축제는 무엇일까?’라는 주제와 광복 5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케치를 넘어 경기국제웹툰페어,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월드웹툰페스티벌, 부천국제만화축제 등 2025년 한국 만화축제를 대표하는 4개 행사의 예산 구조, 주관 주체, 개최 장소의 선택, 그리고 현장에서 드러난 실제 운영 양상까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1945년 해방 이전에 태어나신 원로 만화가부터 작가 등용문을 통해 데뷔한 신예 작가까지 125명의 만화가, 웹툰 작가가 참여한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를 조망함으로써 창작을 넘어선 역사의 호명으로 만화웹툰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사명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는 시대의 언어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함께 나누기에 가장 현대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와 같은 연계 사업은 좀 더 적극적으로 공유되고, 확산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제 2025년 《지금, 만화》의 여정은 29호로 마무리된 듯하다. 25년은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맞은 해였으며, 또한 만화웹툰 역시 급격한 성장 이후의 조정과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26년의 《지금, 만화》는 단지 발간 자체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좀 더 깊고, 빠르고, 냉철한 자기 분석과 탄탄한 내일의 준비를 위한 도약대 역할을 스스로 자임하고, 움직여야 할 책임이 있을 듯하다.
29호의 성공과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낼 26년의 《지금, 만화》를 기대해본다.
지금, 만화 : 29호 [2026] 액션 + 만화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편 | 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 | 2026년 01월 09일
■ 커버스토리
▷ 액션 장르의 형성과 그 개념은 어떻게 변화되었나?
: 백종성(국립목포대학교 뉴아트 영상애니메이션전공 교수)
▷ 반세기를 관통하는 의협의 정신으로부터 : 이선인(만화평론가)
▷ 1990년대 학원물 액션 만화는 2000년대 웹툰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 최윤석(만화평론가)
▷ 2020년대 액션의 ‘시스템’: 분화와 융합의 서사시 : 김득원(만화평론가)
■ 인터뷰
▷ 액션 웹툰의 원탑,우리가 지킵니다 : 더그림엔터테인먼트 이승형 CP
■ 크리틱
▷ 스토리 구조, 클리셰, 그리고 액션 장르:
액션과 클리셰의 장르적 역학과 오늘날의 클리셰 : 이현재(만화평론가)
▷ 반규범적 욕망의 판타지아 : 박근형(만화평론가)
▷ 소년 학원물의 세계관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김우중(만화평론가)
▷ 직업물은 어떻게 액션스토리를 만들어내는가
디테일의 힘 : 〈1초〉, 〈청소부 K〉, 〈킬러경찰〉이 만드는 핍진성
: 이현석(만화기획자, 만화평론가)
■ 인터뷰
▷ 그래픽 노블의 거친 터치로 그린 인간의 밑바닥, 그리고 희망
: 그래픽 노블 작가 백영욱
■ 이슈
▷ 한국 웹툰 축제 4대 행사 비교 분석:
2025년, 구조와 전략의 분기점 : 김한재(강동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과 교수)
▷ 2025 광복 80주년,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만화의 길
: 이도헌(만화가,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만화 프로젝트 기획자)
■ 에세이
▷ 나의 밤, 나의 우주
사카쓰키 사카나가 그리는 밤의 색깔 :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 한국 만화사에서 재평가 받아야 할 만화 스토리 작가들
서언과 김민기 작가 : 정기영(스토리 작가, 한국만화스토리협회장)
■ 이럴 땐 이런 만화 : 또 한 번 나이를 먹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보면 좋은 만화
▷ ‘나’의 자리를 찾아가는 엄마의 이야기
김그래의 〈엄마만의 방〉 : 안소라(만화평론가)
▷ 헤매고 해내는 청춘들의 리얼리티쇼
제민의 〈정신차려, 전승연〉 : 김민태(만화평론가)
▷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존재를 증명하는 어른의 이야기
오자와 유키의 〈80세 마리코〉 : 김하림(만화평론가)
▷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진 않는다
서쿤스의 〈마흔 즈음에〉 : 정진영(소설가)
▷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포스트 병맛만화
물고기의 〈방치형 용사 키우기> : 박민지(만화평론가)
■ 릴레이 인터뷰
▷ 〈라이파이〉의 상상력으로 개척한 낭만가객의 길 : 가수 최백호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사람을 담은 만화, 인간을 향한 웹툰 : 대원씨아이 대표 황민호
■ 웹툰 VS 드라마
▷ 조금은 시끌벅적하게
웹툰〈호텔불란서〉 vs 드라마〈벼랑 끝 호텔!〉 : 한이(《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 매체 전환에서 오는 재해석의 예술
웹툰〈마녀〉 vs 드라마 〈마녀〉 : 강선주(영화·드라마 작가)
■ 만화 속 인생 명대사 명장면
▷ 영원히 계속될 한 권의 만화,
〈리버스 에지〉에 대하여 : 김윤진(만화평론가)
▷ 도망치지 않는 삶에 대하여
마츠모토 타이요의 <동경일일> : 최진(출판기획편집자)
■ 평론가 pick평!
▷ ‘요나단의 목소리’를 찾아서 : 박혜리(동양대학교 웹툰애니메이션학과 교수)
■ 만화 뉴스 인사이드
■ 신작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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