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태광산업, 동성제약 인수… M&A가 살린 ‘항암 신약’ 운명은?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염색약으로 익숙한 동성제약에 불어온 새로운 바람, 광역학 항암제 후보 ‘포노젠(DSP-1944)’이 다시금 조명됐다. 태광산업이 실적 부진 등으로 고초를 겪던 동성제약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회생 M&A에 나서며, 수세에 몰렸던 포노젠 개발 또한 단숨에 “주목해야 할 항암 신약 후보”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동성제약은 실적 부진과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6월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이후 현재까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주권 매매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하지만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대표사로 한 컨소시엄이 동성제약에 나서며 국면이 바뀌었다. 태광산업, IBK 중기도약펀드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인수대금 1400억 원, 경영정상화 자금 200억 등 총 1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조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단연 주목받은 곳은 태광산업이다. 태광은 석유화학·섬유 중심의 B2B 기업으로서 사업을 전개하면서도, 코스메틱 전문법인 SIL(실)을 세우고 애경산업 인수에도 나서는 등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도 보폭을 넓혀 왔다.


업계에서는 태광이 생활·뷰티 브랜드를 품은 애경산업, 신규 화장품 개발·제조를 맡는 SIL, 헤어케어·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성제약 등 세 축을 토대로 K-뷰티·헬스케어 플랫폼을 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태광이 회생 M&A 설명 자료에서 동성제약의 ‘포노젠’을 집어 언급한 점이다. 단순한 제약사 인수가 아닌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을 고려한 투자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번 M&A를 계기로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도 계속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투자를 통해 임상 진행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항암 신약 ‘포노젠’ 전망 어떻길래?


포노젠은 광과민제 기반 항암 후보물질로 “빛을 받았을 때 활성화되는 약”으로 일컫는다. 포노젠이 암세포에 축적된 뒤에 특정 빛을 쏘면, 그 자리에서 종양이 파괴되는 원리다. 이를 활용한 치료법이 광역학치료다.


포노젠은 이와 함께 ‘치료’를 넘어 ‘진단’까지 이루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쏘는 빛의 특성에 따라 광역학 진단과 광역학 치료가 가능한 셈이다. 동성제약은 포노젠을 복막암과 췌장암 치료에 집중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포노젠을 이용한 복막암 관련 연구를 국제 학술지에 보고해 왔으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역학 치료의 경우 임상 2상에 진입했다.


하지만 포노젠은 허가를 받은 ‘신약’이 아닌 개발 과정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매출이 발생하는 단계가 아닌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M&A가 포노젠에게 새 생명을 부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체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제약사에서 가장 먼저 줄어드는 지출 항목은 R&D다. 매출과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인력 구조조정까지 진행되면, 임상 2상 이후 본격적으로 비용이 드는 후보물질은 개발이 보류되기 쉽다. 유암코·태광산업 컨소시엄의 1600억 원 투자 소식 이후 포노젠이 조명받은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변수가 없는 한 포노젠의 복막암·췌장암 관련 임상 설계와 진입, 추가 임상 데이터의 국내외 학회 발표 등 각종 성과를 점치고 있다. 아울러 태광산업의 그룹 헬스케어 전략 속 위상 변화가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다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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