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우려 속 더 빠르고 간편한 코로나19 백신 관심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 데믹’에 대비해 두 종류 백신을 동시 접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 데믹’에 대비해 두 종류 백신을 동시 접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9~15일 전국 300개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유행 기준치(9.1명)를 크게 웃돈다.


코로나19 감염 상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4주간 코로나19로 인한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수는 꾸준히 150~200명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두 호흡기 감염이 동시에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령층·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입원 환자 수와 사망 위험이 인플루엔자보다 크다. 실제 2022~2023 동절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사망 위험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30일 차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의 사망률(5.97%)은 인플루엔자(3.75%)보다 높았다. 수지베스트내과 윤해리 원장은 “코로나19를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아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적극 권고된다”고 했다.  


이러한 위험성을 반영해 질병관리청은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하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편의성 높인 프리필드시린지 제형 백신


이번 2025~2026절기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권고한 mRNA 백신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LP.8.1 변이를 표적으로 한다. 화이자 코미나티 엘피에이트원 프리필드시린지와 모더나 스파이크박스엘피주가 이에 해당한다.


이 중 화이자의 코미나티 엘피에이트원 프리필드시린지는 연구로도 충분한 면역 반응이 확인됐다. 오픈라벨 3상 임상에서 65세 이상 고령층과 중증 코로나19로 진행 가능한 기저질환을 하나 이상 보유한 성인(18~64세) 100명을 대상으로 접종한 결과, 14일 후 LP.8.1 중화항체에 대한 역가가 백신 접종 전 대비 평균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으로 출시된 것도 눈길을 끈다. 기존 바이알 방식은 바이알 소독, 주사기 용액 흡입 등 준비 과정이 필요했으나 PFS 제형은 주사기에 정량의 약물이 미리 충전된 상태로 제공된다. 덕분에 투약 준비 시간이 단축되고 투약 오류율도 줄일 수 있다.


윤해리 원장은 “직접 주사기를 바이알에 삽입해 용액을 빼내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의료진의 접종 효율이 높아지고 환자들의 대기 시간도 단축돼 환자·의료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특히 이 방식은 고령의 어르신이나 만성질환자처럼 긴 대기 시간이 부담되는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예방의 골든타임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꼽는 백신 접종의 적기는 언제일까.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금이 바로 예방의 골든타임”이라고 이야기한다.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절정이다. 백신 접종 후 면역 형성에 수주가 소요되는 만큼 연말 모임이 잦아지는 12월과 한파가 시작되는 1~2월 이전에는 맞아두는 게 좋다.  


이재갑 교수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경우 면역력이 취약한 고위험군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의 동시 접종은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두 백신을 한 번에 맞는 게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제약사들도 계절 유행에 대비한 공급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부터 안정적 공급을 유지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현장의 수요에 맞춘 물류와 공급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국내 코로나19 예방 환경 조성과 과학적 근거를 기반한 NIP 시행을 위해 정부, 전문가와 지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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