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왼쪽), 캠리. [사진=현대자동차(왼쪽), 토요타]](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9/571_2318_5415.jpg?resize=900%2C600)
미국 정부가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크게 낮추면서 현지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산 차량에는 여전히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 위기를 맞게 됐다.
현지시간 1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했다.
그러나 한국산 차량은 7월 말 협상이 체결됐음에도 후속 절차 지연으로 25%가 계속 유지되는 상황이다.
2012년 FTA 발효 이후 무관세 혜택을 누려온 한국산 차량이 처음으로 일본차보다 불리한 조건에 놓였다.
![현대차, 기아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제공]](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9/571_2319_5442.jpg?resize=900%2C600)
가격 역전 현상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현지명 엘란트라)는 미국에서 2만5450달러부터 판매돼 토요타 코롤라 하이브리드보다 2700달러가량 저렴했지만, 일본산 관세가 낮아지면 오히려 코롤라가 더 싸진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캠리의 가격 구도도 비슷하게 뒤바뀔 전망이다.
문제는 타격의 크기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몇 년간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점유율을 넓혀왔지만, 관세 격차가 장기화되면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
시장 자체는 일본 브랜드가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불리한 조건이 더욱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손익 악화 전망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가 15% 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한국산 차량만 25%에 묶이면 현대차는 연간 2조원대, 기아는 1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2분기만 해도 두 회사가 합산 1조6000억원의 손실을 관세 부담으로 떠안았다.
부품 조달 구조도 불리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주요 부품 90%가 한국에서 수급되는 만큼, 관세가 붙으면 차량당 원가가 1만9000달러 수준까지 치솟는다.
반면 캠리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충격이 제한적이다.
![토요타 본사. [사진=토요타 제공]](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9/571_2320_551.jpg?resize=900%2C600)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 계획으로 향한다.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현지 생산 여부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인하가 실제 적용되기까지 두 달가량 소요된 일본 사례를 감안하면, 한·미 협상 역시 올해 안에 발효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연말까지 한국산 차량이 불리한 조건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오는 18일 뉴욕에서 열리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무뇨스 CEO가 직접 주재하는 첫 해외 행사인 만큼, 수익성 가이던스 조정이나 현지화 전략 발표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면 판매가 위축되고, 동결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진퇴양난”이라며 “정부의 협상력과 기업의 현지 전략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