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중증·희귀난치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을 개원했다. 개원식은 23일 오전 11시 병원 대강당에서 열렸으며, 행사에는 내외빈과 교직원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어린이병원이 수호성인으로 삼은 성 니콜라스는 산타클로스 유래의 모델이 된 가톨릭 성인으로, 3세기 동로마제국에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자비로운 선행을 실천했던 주교다. 크리스마스 밤에 머리맡에 몰래 선물을 두고 가는 산타클로스처럼 마법 같은 치유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니콜라스 성인의 이름으로 명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소아청소년센터 시절부터 축적해온 다학제 협진 및 교육 시스템과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성 니콜라 어린이병원을 ▶소아암 ▶희귀·난치성 질환 ▶신생아·미숙아 ▶소아 중환자 진료 등의 고난도 치료 분야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소아의료기관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기 진단, 치료, 사후 관리, 복귀 지원을 아우르는 전인적 관점의 소아 의료 모델의 표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은 소아청소년과 14개 세부 분과 전문의 51명과 15개 협력 전문과 전문의 23명 등 총 74명의 전문의로 구성돼 있다. 폭넓은 의료진 구성을 바탕으로 초극소 미숙아 치료를 비롯해 선천성 질환, 소아암 등 고난도 중증 질환에 대한 다학제 진료를 제공한다. 소아청소년 감염·면역·혈액종양 분야 연구 과제부터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도 진행한다.
환아들의 사회적 성장도 돕는다. 소아혈액종양병동 내에 마련된 라파엘 어린이학교는 정규 교과를 인정받는 교육기관으로, 학교를 자주 결석하는 환아가 진학과 진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습 활동을 지원한다. 또래 관계 유지, 정서적 안정과 회복에도 힘쓴다. 소아청소년완화의료팀인 ‘솔솔바람’을 운영함으로써 통증부터 심리 상태까지 돌본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이 가진 최고 수준의 임상·연구·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모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고 국가적 소아필수의료 체계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초대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장 정낙균(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족 중 중증 질환 아이가 생기면 본인이 겪는 정서적인 문제를 비롯해 병원비 부담, 환자의 형제자매가 부모와 겪는 갈등 등 복합적인 문제가 뒤따른다”며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은 희귀·유전자 질환, 소아암, 감염 등 중증 소아 진료체계를 포괄적으로 갖춰나가는 한편, 환아와 가족이 겪는 복합적인 갈등과 아픔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전인 치유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