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악몽을 딛고 성장한 2025년

전략적 팀 전투 (사진= 라이엇게임즈)
전략적 팀 전투 (사진= 라이엇게임즈)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가 ‘리그 오브 레전드’ IP에서의 존재감을 나날이 상승 중이다. 출시 초반 부진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엿한 젊은 층의 대세 게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하철이나 바스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면 TFT를 즐기는 학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벌써 6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세트들이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TFT는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시도했다.

실패도 있었고, 호불호가 갈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패치로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팬들과 함께하는 게임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세트 13부터 16까지 총 4개가 등장했다. 각각 명확한 콘셉트와 고유한 매력을 지녔다. 당연히 호평받은 세트가 있는 반면 쓴소리를 들었던 세트도 있다.

2025년이 곧 지나가는 지금, TFT가 걸어온 올 한 해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어떤 세트들이 TFT의 2025년을 장식했는지, 그리고 팬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 내년에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알아보자.

 

세트 13 ‘아케인의 세계로’, TFT 최고점 세트 중 하나

TFT 세트 13 아케인의 세계로 (사진= 라이엇게임즈)
TFT 세트 13 아케인의 세계로 (사진= 라이엇게임즈)

세트 13 ‘아케인의 세계로’는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 유저들에게 환대를 받지 못했다. ‘아케인’이라는 IP에 관심이 없는 유저들은 “억지로 게임에 녹여 홍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반감을 표시했다. 익숙한 챔피언들 대신 아케인 세계관에서 등장한 고유한 유닛 비율도 많았기에 적응이 어렵지 않냐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그런데 실상은 달랐다. 원작의 요소를 적절히 버무린 인게임 설계, 독특하고 개성 있는 기물들, 낭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이상 현상’ 시스템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리롤, 고밸류, 시너지 전용 증강 등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수단도 다양했기에 2025년 TFT 황금기를 상징하는 세트기도 하다. 아케인의 세계로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원작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다만 좋은 평가와는 별개로 밸런스가 좋은 시즌은 아니었다. 특정 이상 현상이 너무 강력해 하향을 집중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번번했다. 증강 면에서도 ‘스테락의 도전’을 강화하는 ‘야수를 풀어라 우르곳 덱’처럼 특정 기물이 게임을 휘어잡는 그림도 많이 보였다. 세트 후반에 추가된 6코스트 기물들도 게임에 파급력이 상당했다.

몇몇 문제가 있긴 했지만 세트 13은 유저들에게 확실히 호평을 받았다. TFT의 핵심인 덱을 구성하는 재미, 우승까지 향하는 빌드업, 적절한 운과 실력 요소 등 게임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출중했다고 볼 수 있다.

 

세트 14 ‘사이버 시티’,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TFT 세트 14 사이버 시티 (사진= 라이엇게임즈)
TFT 세트 14 사이버 시티 (사진= 라이엇게임즈)

2025년 말, 세트 14 ‘사이버 시티’는 유저들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혔다. TFT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물어보면 “세트 14? 그런 게 있었나?”라는 농담이 자주 들린다. 세트 14가 이렇게 각박한 평가를 듣는 이유는 명확하다. 게임을 업으로 삼는 방송인들도, 단순히 즐기는 유저들도 모두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가장 뼈아픈 이유기도 하다. 

실패하기가 힘든 낭만 가득 ‘사이버 펑크’ 콘셉트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답은 ‘Yes’다. 메인 시스템인 ‘해킹’은 콘셉트는 좋았지만 실상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조금의 골드를 더 제공하거나, 기존 증강이나 조우자 효과 재탕에 가깝다. 매 판 새로운 경험보다는 늘 하던 게임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감상이 들게 된다.

고코스트 유닛들도 특정 시너지보다는 용병으로 들어가기 적합한 유닛이 많았다. 아예 단일 고유 시너지인 ‘가렌’과 ‘자크’는 후반부 싸움에서 없는 덱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 늘 보이던 밸류 유닛, 늘 보이는 시너지 효과들, 게임이 잘 풀렸을 때 느끼는 일명 ‘뽕맛’도 부족하니 유저들 입에서 “순수 노잼”이라는 악평이 자자했다.

세트 14가 완전히 실패한 시즌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기도 하다. 분명 세트 14도 재미있게 즐긴 플레이어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재탕에 가까운 시너지 효과들, 근본적으로 변화가 적은 세트 구성, 이러한 문제점에서 기인하는 신선함 부족이라는 평가는 벗어나기 힘들다.

 

세트 15 ‘K.O 콜로세움’, 일반인과 덕후를 가리지 않고 재미있었다

TFT 세트 15 K.O 콜로세움 (사진= 라이엇게임즈)
TFT 세트 15 K.O 콜로세움 (사진= 라이엇게임즈)

세트 15′ K.O 콜로세움’은 일반인과 덕후 경계를 허물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기자는 ‘덕후’ 쪽에 가깝다.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서브컬처 게임은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당연히 세트 15 콘셉트는 취향 저격이었다.

그래도 게이머라면 재미가 중요한 법이다. 이미 세트 14로 “콘셉트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인게임 재미다”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다행히 세트 15는 “순수 재미”가 좋았기에 애니메이션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파워 업 열매’로 살린 기물 캐리 감성, 독창적인 시너지들과 새롭게 바뀐 프리즘 시너지 조건들의 조화가 훌륭했다. 매 판 자연스럽게 새로운 덱들을 시험해 보며 싱글벙글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거기에 애니메이션 콘셉트도 과하지 않고, 패러디도 적절히 섞여 있었기에 일반인 입장에서도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물론 완벽한 세트는 아니었다. 시즌초 저코스트 리롤 중심 시대를 연 ‘갱플랭크’, 너프와 버프로 오락가락한 ‘라이즈’, 많은 원성을 들었던 ‘아칼리’ 등 밸런스 면에서는 영 좋지 않은 평가를 들었다. 그래도 TFT 유저들이 사랑하는 ‘낭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이 많았고, 밸런스도 적극적으로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절대적인 평가는 준수한 세트로 남았다.

 

세트 16 ‘신화와 전설’, 호불호 확실히 갈리는 해금 시스템

TFT 세트 16 신화와 전설 (사진= 라이엇게임즈)
TFT 세트 16 신화와 전설 (사진= 라이엇게임즈)

현재 진행 중인 세트 16 ‘신화와 전설’은 세트 9 ‘룬테라 리포지드’ 이후로 2년 만에 등장한 룬테라 콘셉트 세트다. LoL IP를 오랜 기간 접한 원로 유저들은 “근본이 넘친다”며 반긴다. 기자 역시도 나름의 원로 유저로 근본 넘치는 세트는 일단 기대치가 올라간다.

세트 16에서는 기물 상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해금’이라는 시스템으로, 게임 진행 중 조건을 만족하면 상점에 새로운 기물이 추가된다. 해금을 하지 않으면 기물이 60종이다. 해금을 하면 최대 100종이라는 기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한 유저들은 “운도 중요하지만 해금 조건을 신경 쓰며 운영하는 진짜 실력 세트가 될 것 같다”며 여러 의견을 나눴다.

현재 세트가 진행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세트 초기 “무난하게 재미있다”, “생각지도 못한 기물이 해금될 때가 있지만 운영하는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유연한 덱 전환이 어렵기도 하며, 신규 유저들이 적응하기 버거운 요소들도 있다. 그래도 몇 번 게임을 하다 보면 아예 각이 안 보일 정도로 난도가 높지는 않다.

직접 세트를 즐겨 본 입장에서는 “재미있다”는 의견에 가깝다. 시즌 초기에는 우승을 위해 “밸류덱”이 강제될 정도로 밸런스 차이가 심했으나 몇 번의 하향 이후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봄직하다. 많은 리롤 이후에도 원하는 기물이 3성이 되지 않아 “(기)물락이 형이야~”라는 농담도 많이 했다.

해금 시스템의 스트레스가 덜한 이유도 명확하다. 해금 조건을 달성하면 다음 상점에 확정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껏 해금 조건을 달성했는데 그 유닛을 게임 내내 구경도 못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광경이다. 독특한 시스템과 더불어 유저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2026년의 TFT는 어떨까?

2026년 TFT 로드맵 (사진= 라이엇 게임즈)
2026년 TFT 로드맵 (사진= 라이엇게임즈)

2026년에도 TFT는 끊임없이 발전할 예정이다. 26년도 1월에는 세트 4.5 ‘야수의 축제’가 설맞이 기념으로 돌아온다. 4.5 세트에서는 처음으로 4성 유닛이 추가됐다. ‘선택받은 자’ 시스템으로 확정 2성 기물을 구매할 수 있었기에 빌드업 과정이 중요했다.

봄에는 우주를 향해 떠나는 세트 17이 등장한다. 세트 17에서는 TFT의 오래된 체계 중 하나인 ‘공동 선택’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할 것이라 밝혔다. 흔히 말하는 ‘초밥’을 뜻한다.

26년 6월에는 TFT의 7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신비롭고 푸른 숲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전 세트 체계의 ‘마법’을 기반으로 삼고 다양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선보이는 세트를 예고했다.

세트 19는 ‘글로벌 음악 투어’를 기념해 전 세계의 멜로디 속으로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준비했음을 예고했다. 음악을 메인으로 삼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세트 10 ‘리믹스 럼블’이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당시 인게임 내외로 음악에 관한 많은 시도를 했기에 세트 19가 더욱 기대된다.

라이엇게임즈 개발진은 “TFT는 지난 몇 년간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TFT를 영원히 즐길 수 있는 경험으로 만들고자 하는 야망을 견딜 수 있도록 더욱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TFT는 올해 큰 발전을 이룩했다. 그리고 내년에도 끊임없는 발전을 예고했다. 과연 내년 TFT가 새로운 야망에 걸맞는 성장으로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미래가 기대된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