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팰리스 CBT 체험기. (출처: 시롤 유튜브)
‘오픈월드 서브컬처’의 대명사인 호요버스 ‘원신’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후 개발에 돌입했던 수많은 게임들이 슬슬 대중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1월 2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그리프라인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비롯해 무한대(넷이즈), 이환(퍼펙트 월드), 망월(스타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엘리멘타가 개발 중인 ‘실버 팰리스’는 트레일러 공개 당시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섬세하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다. 어반 판타지 콘셉트의 게임은 여럿 등장했지만, 빅토리아 풍의 스팀 펑크와 동화를 결합한 세계관과 탐정과 추리라는 콘셉트는 개중에서도 제법 독특한 편이다.
현재 엘리멘타는 실버 팰리스의 첫 번째 CBT(클로즈 베타 테스트)인 동일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기자도 너무 궁금했던 게임이었기에 테스트 당첨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는데 과연 실버팰리스는 어떤 게임인지 직접 체험해봤다.
■ 언리얼 엔진5의 위엄이 느껴지는 그래픽과 연출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그래픽이다.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게임답게 트리플 에이 게임을 연상케 하는 낭만적이고 우아한 실버 팰리스의 무대 ‘실버니아’의 전경이 드러난다.
실버니아는 빅토리아 시대의 낭만과 스팀펑크의 기계적인 미학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단순히 배경 그래픽과 오브젝트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캐릭터 모델링 역시 서브컬처 게임들이 그렇듯 카툰 렌더링 계열이지만, 일러스트의 유려함을 그대로 캐릭터로 구현한 것 같은 섬세함을 담았다.
캐릭터 디자인 역시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진다. 주인공 탐정의 디자인은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화려하고 우아하다. 머리카락이나 옷자락 등 물리 엔진 효과도 정교하게 처리돼 시각적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연출 역시 ‘동화’ 콘셉트를 차용했다. ‘재투성이 신데렐라’를 방화범으로 해석한 것도 그렇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동화책 느낌의 삽화가 등장해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 기대했던 추리 시스템은 슴슴한 편
실버 팰리스는 3년 전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으로 도시를 떠났던 탐정이 옛 지인인 로른 경감의 편지로 다시 실버니아로 복귀하며 시작된다. 메인 스토리 진행은 ‘잿더미 사건’을 중심으로 한 사건 조사와 추리에 초점을 맞췄다.
추리 시스템은 증거와 증언 수집, 상황판 정리, 추리를 통한 사건 재연 등 동일 장르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아마 다른 추리 게임들을 몇 번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것이다. 심상 공간에서의 재연은 추리 과정에 몰입을 더한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경험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플레이어가 직접 단서를 조합하며 고민하는 과정 없이, 단서를 열심히 모으면 탐정이 알아서 결론을 내리는 ‘자동 추리’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흔히 추리 게임에서 엔딩에 직결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잘못된 추리로 면박을 받거나 하는 일은 흔한 편이다. 그렇지만 이 게임은 단서 수집 단계를 지나 추리 단계에 접어들면, 플레이어의 오답을 전혀 허용하지 않을 기세로 정답을 줄줄 뱉어낸다.
서브컬처 게임의 진입장벽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이나, 추리물 특유의 쾌감을 기대한 유저들에게는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잿더미 사건 범인의 정체가 초반부터 명확히 드러나는 점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 패링의 손맛 살린 실시간 액션
전투는 실시간 액션으로 진행되며, 히어로(딜러), 가디언(탱커), 윗니스(힐러) 세 가지 직업군을 조합해 4인 파티를 구성한다. 전용 장비로 보이는 동기와 장착 특성 옵션인 리액터가 있다. 캐릭터 획득 방식 및 BM은 CBT 단계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춘 패링과 회피 시스템이 핵심이다. 특히 패링 타이밍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타이밍에 맞춰 누르면 손쉬운 패링이 가능하다. 숙련자가 아니더라도 화려한 액션을 구사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으나, 전투 조작감은 개선이 필요하다. 패링과 회피가 동일한 키에 배정되어 있어 의도치 않은 조작 실수가 발생하기 쉽다. 무엇보다 타깃 고정 기능이 없어 불편했다.
공중전이나 이동이 잦은 몬스터를 상대할 때가 특히 곤란하다. 시야 줌인과 줌아웃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점이 자동으로 따라가지 않아 유저가 직접 마우스를 격렬하게 조작해야 한다. 그리고 거대한 보스를 상대할 때 덩치 때문에 모션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점도 꽤 불편했다.
■ 편의성은 다소 아쉬워
첫 번째 테스트인 만큼 편의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실버니아가 하나의 도시긴 하지만 맵 구역이 꽤 넓은 편인데, 텔레포트 기능을 하나도 지원하지 않아 이동 시 소모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필드 탐색 및 오브젝트 획득에 필요한 ‘LS 그랩’ 조작도 매번 마우스 클릭을 꾹 눌러야 하는 방식이라 손가락의 피로감을 유발한다. 박스 하나 여는데도 딸깍 한 번이면 해결되지 않는게 답답하다.
또한 반복 파밍이 필수적인 던전 콘텐츠에서 소탕 기능이나 배수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다. 향후 모바일 플랫폼까지 고려하는 게임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종합하자면, 실버 팰리스는 독보적인 비주얼과 매력적인 세계관을 통해 서브컬처 게이머들의 눈도장을 찍는 데는 성공했다. 이번 CBT를 거쳐 조작감 및 편의성 문제를 정식 출시 전까지 어떻게 다듬느냐가 향후 흥행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