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Ⅲ 잠수함 모형.[한화오션]](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6588_220377_5645.png?resize=600%2C337)
[이혜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캐나다의 60조 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둘러싼 한·독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 대응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은 3000톤 급 디젤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초기 건조 비용만 약 20조 원, 30년 이상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와 성능 개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약 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최종 후보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로 좁혀졌다. 초반에는 가격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 잠수함 운용 실적에서 한국이 우위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대가로 현지에 현대자동차 공장 설립을 요청하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캐나다가 가장 높은 비중을 둔 항목은 유지·보수와 군수지원 역량이다. 잠수함 성능보다 장기 운용 능력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구조다. 여기에 산업 투자, 고용 창출, 금융 역량 등 경제적 기여도가 핵심 기준으로 포함됐다.
독일은 이에 대응하며 방산 외교와 절충교역 이행 구조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독일 정부는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중심으로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212CD 잠수함을 앞세워 캐나다에 ‘팀 212CD’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독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TKMS는 캐나다 인공지능(AI) 기업 코히어와 캐나다 잠수함 프로그램에 적용할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협력에 합의하며 캐나다에 ‘팀 212CD’ 합류 러브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폭스바겐의 캐나다 배터리 공장 투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리튬 공급 계약, 핵심 광물·에너지 협력까지 제시하며 캐나다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NATO 잠수함 함대의 약 70%는 실제로 독일에서 건조됐고, 캐나다가 NATO 회원국이라는 점 역시 독일의 외교적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앞줄 왼쪽 두번째)에게 캐나다 현지에 설치하고자 하는 잠수함 유지보수 시설·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화오션]](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6588_220378_5657.png?resize=600%2C337)
사실상 ‘국가 패키지’ 경쟁…정부 빠진 수주전의 한계
한편 한화오션은 기술 경쟁력을 넘어 한화만의 운용 경쟁력을 수주전 카드로 내세웠다. 캐나다 해군의 낮은 잠수함 가동률 문제를 겨냥해, 건조를 넘어 훈련·정비·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한 토탈 패키지를 제안했다.
반면 현대차는 이미 미국·멕시코를 중심으로 북미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캐나다 현지 공장 설립이 추진될 경우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K-방위산업 ESG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서 “캐나다에 자동차 공장을 세우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애로사항이 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민간 기업 해외 투자 결정을 전제로 글로벌 대규모 방산 수주에 나서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의 성패가 더이상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 실행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독일이 정부 차원의 방산 외교와 절충교역을 앞세운 상황에서 한국이 민간 기업의 기술력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독일이 앞서는 지점은 잠수함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원팀 구조”라며 “절충교역을 관리·보증할 중심축이 세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 수주가 아니라 장기적 파트너십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라며 “부처 간 역할을 묶는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정부·국회·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