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캡콤 전무 오카모토 요시키 “초기 시장 개척부터 강적 상대할 필요 없다”

전(前) 캡콤 전무이사 오카모토 요시키 (사진=최은상)
전(前) 캡콤 전무이사 오카모토 요시키 (사진=최은상)

‘스트리트 파이터2’, ‘몬스터 스트라이크’ 성공 신화를 이끈 전(前) 캡콤 전무이사 오카모토 요시키가 초기 콘솔 시장 개척부터 굳이 강적을 상대할 필요도 없고, 좁은 시장에 갈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7일 더블트리바이 힐튼 서울판교에서 열린 2025 콘솔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오카모토 요시키가 ‘한국 콘솔 게임 업계의 현재 상황에서 보는 과제와 성장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오카모토 요시키는 한국 콘솔시장과 일본 시장의 상황은 매우 다른 상황에 놓여져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내수 규모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예시로 일본에서 닌텐도 스위치는 3340만 대 이상 판매됐지만, 한국은 300만 대 조금 넘는 기기가 판매됐다. 인구수에서 오는 갭이 있겠지만, 상당히 큰 차이다.

그에 반해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만 450만 장 이상 판매됐다. 글로벌 판매량이 1100만 장이니 거의 절반 가까이 한국에서 소비된 셈이다. 일본에서 스타크래프트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 정리하자면 한국 게임 시장과 일본 시장은 서로 문화가 다른 상황이다. 

- 무리해서 콘솔게임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최은상)
– 무리해서 콘솔게임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최은상)

오카모토 요시키는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한국 게이머의 플레이 스타일은 경쟁하고, 싸우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콘솔 게임 시장에는 경쟁이나 배틀이 주류인 게임이 메인스트림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 한국 콘솔 시장이 커지지 않은 것 같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어 오카모토 요시키는 “한국 게임 시장의 문화와 소비 형태를 봤을 때 콘솔의 시장 점유율을 무리하면서 확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 개발사는 개발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에서 만든 게임은 PC나 모바일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이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한국 개발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오카모토 요시키는 “콘솔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국 내수 시장 파이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 세계에서 먹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강적을 상대할 필요도, 좁은 시장에 도전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헀다 (사진=최은상)
– 강적을 상대할 필요도, 좁은 시장에 도전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헀다 (사진=최은상)

덧붙여 잘하는 장르, 가장 이해하고 있는 장르를 만드는 게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오카모토 요시키는 “한국이 좋아하고 잘하는 배틀게임은 분명 다른 나라에도 좋아하는 유저들이 있다”며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PC방이 유행하고, e스포츠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지닌 강점을 살린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처음부터 강적을 상대할 필요는 없다고 역설했다. 오카모토 요시키는 “무리하게 나보다 강한 상대를 상대할 필요가 없다. 나에게는 그게 닌텐도였다”며 “당시 세계 게임 시장을 호령하던 닌텐도는 잔인하거나 배틀하는 게임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배틀게임을 선택했다. 강한 상대가 없는 장르를 노렸다”라고 회상했다. 큰 시장을 노리되 빈틈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콘솔 게임 개발자라면 가능한 큰 시장에 도전하고, 이길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가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오카모토 요시키는 “굳이 강적을 상대할 필요도 없고, 좁은 시장에 갈 필요도 없다”며 “아무리 좋은 승부를 펼쳤어도 시장에서의 패배는 아무것도 남는게 없다. 빚을 떠안고 다음 기회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란 말이 유명하지만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하이리스크는 필요없다. 운이 좋다면 하이리턴으로 돌아오겠지만, 매번 성공할 수 없을뿐더러 한 번의 시도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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