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에게 물렸다면 억지로 떼어내거나 손으로 잡아당겨선 안 된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205_32907_039.jpg?resize=600%2C400)
매년 가을철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추수철 농작업이나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특히 그렇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일부 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대표적이다.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타 쯔쯔가무시라는 세균을 보유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감염된다. 털진드기는 초가을에 부화 후 9월 말부터 출현하며 10~20도의 선선한 초가을 날씨인 10월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 초기 항생제 치료가 이뤄지면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렴·뇌수막염·신부전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야외 활동 후 1~3주 이내에 구토, 설사, 두통, 고열과 같은 증상이 발현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 소피 참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감염되면 고열과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치명률은 약 18.5%로 매개체 전파 감염병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의 방어책인 질환이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다. 야외 활동이나 농작업을 할 땐 긴팔·긴바지·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풀밭에 바로 앉거나 눕는 행동을 피한다. 야외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하고 입은 옷은 바로 세탁한다. 특히 진드기 서식이 잦은 지역에는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진드기에게 물렸다면 억지로 떼어내거나 손으로 잡아당겨선 안 된다.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병원을 방문해 진드기를 제거하는 게 현명하다. 윤 교수는 “최근 기후 변화로 진드기의 활동 시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예방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백신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