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스컴 2025에서 선보인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의 신작 ‘갓 세이브 버밍엄’의 부스는 단순한 게임 전시 공간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게임스컴이 개막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독일 쾰른 전시장에 그대로 재현한 14세기 영국 중세 건축 양식은 관람객들을 700년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만들었다.
쾰른메쎄 10홀에 마련된 중세 고딕 성당의 위용은 그 자체로 위엄이 자랑했다. 벽돌로 촘촘히 쌓아 올린 듯한 형상과 상단에 배치된 아치형 창문들, 그리고 중앙의 정교한 장미창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4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정문 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갓 세이브 버밍엄 로고는 멀리서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부스 내부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외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실제 중세 마을의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는 목재로 제작된 긴 테이블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었고, 각 자리마다 게임 시연대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었다. 준비된 시연대는 약 15대로, 30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을 제공했다.
천장의 석조 아치와 기둥들은 실제 중세 건축물의 구조를 충실히 재현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마치 촛불 아래 중세 마을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시연대 주변에 새겨진 게임 로고는 실제 중세 석공의 솜씨를 방불케 했다.
게임 자체도 부스 못지않게 독창적이었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14세기 버밍엄의 거리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었고, 현대적인 총기 대신 쇠스랑과 도끼 같은 중세 농기구로 좀비를 상대하는 설정은 기존 좀비 게임들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창의적인 생존 메커니즘이었다. 테이블 다리를 뜯어내 무기로 만들거나, 책장을 밀어서 바리케이드를 구축하는 등의 액션이 물리 엔진과 결합되어 매우 자연스럽게 구현되었다. 일상용품을 무기로 활용하는 시스템은 단순한 액션을 넘어 창의적인 문제 해결 과정 자체가 게임플레이의 핵심이 되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14세기 버밍엄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게임플레이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흑사병이 돌던 시대의 혼란스러운 분위기와 중세 도시의 좁은 골목길, 그리고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도구들이 모두 게임 요소로 자연스럽게 적용됐다.
부스를 방문한 한 관람객은 “역사적 고증과 게임성의 균형을 이렇게 잘 맞춘 작품은 드물다”라며, “특히 중세라는 시대적 제약을 오히려 게임의 차별화 포인트로 승화시킨 아이디어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개막과 동시에 형성된 긴 대기줄은 꾸준히 이어졌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게임을 체험하지 못한 관람객들도 부스 곳곳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부스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된 셈이었다.
갓 세이브 버밍엄이 게임스컴 2025에서 보여준 것은 단순히 좋은 게임이나 멋진 부스가 아니었다. 역사적 배경과 독창적 게임플레이, 그리고 몰입형 체험 공간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프리미엄 인디게임이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해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