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흔드는 사설 서버 “공동 대응 절실”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좌측부터),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 (사진= 최은상 기자)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좌측부터),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 (사진= 최은상 기자)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 추정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면밀한 조사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비롯해 형사, 민사, 행정 대응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KGMA)와 한국게임기자클럽이 공동 개최한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이 강연에 임했다.

최근 5년간 17만 건이 넘는 불법 사설 게임서버가 적발됐지만 처벌은 61명, 실형은 5명에 그쳐 법적 대응이 매우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설 서버 이용 경험도 넓게 퍼져 있어, RPG 이용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사설 서버를 알고 있었고 그중 절반이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설 서버는 게임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하거나 변조해 구축하는 비공식 서버로, 개발·운영·홍보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며 상당한 범죄 수익을 만들어낸다. 공식 서버를 우회 접속하도록 클라이언트를 변조하거나 악성 행위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게임사 매출 감소, 브랜드 가치 훼손 등 산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스마트사후관리 시스템을 통해 불법 서버 탐지와 차단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2019~2024년 동안 16만여 건의 사이트를 차단하고 350건을 수사의뢰했다. 누리캅스와의 협력 모니터링 및 관계기관 공조도 강화하고 있지만, 증가하는 사설 서버 규모에 비해 대응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불법 사설 서버 행태 “사설 서버 이용이 불법이란 인식 개선 필요해”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최은상 기자)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최은상 기자)

최근 5년간 17만 건 이상의 불법 사설게임 서버가 적발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법적 처벌 인원은 61명, 실형은 단 5명 뿐이다. 규모에 비해 불법 사설 서버 운영에 대한 실질적 처벌이 매우 미미한 상태다. 

불법 사설 서버로 인해 여러 문제가 대두된다. 매출 감소, R&D 투자 위축,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비롯해 정식 서비스 가치 하락, 개인정보 유출, 금전 사기 등 여러 불법 사설 서버로 인해 게임사와 이용자 , 그리고 산업적 피해가 존재한다.

사설서버 경험자는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온라인 RPG 게임을 이용하는 만 18세~48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설 서버를 ‘인지’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1500명 중 1072명으로 약 71%에 해당한다. 

사설 서버를 알게 된 경로는 유튜브가 40%로 1위, 광고가 28%로 2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사설 서버를 인지하고 있는 유저 1047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543명이 “실제로 플레이한 적 있다”고 답했다. 

사설 서버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임은 1위 ‘메이플스토리’, 2위 ‘리니지’, 3위 ‘리니지M’으로 꼽힌다. 플레이 이유로는 본서버보다 빠른 레벨업, 적은 과금 부담, 그리고 얻기 쉬운 희귀 아이템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손 교수는 “응답자의 다수가 스스로 사설서버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사설 서버를 이용하는 게 불법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법 사설 서버로 발생하는 피해는 상당하지만, 이용자들은 단순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많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불법 사설 서버로 발생하는 피해는 상당하지만, 이용자들은 단순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많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 불법 사설 서버 대응 현황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 필요해”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 (사진=최은상 기자)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 (사진=최은상 기자)

불법 사설 서버의 정의는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승인하지 않는 제3자가 게임 프로그램을 복제 혹은 개변조하여 클라이언트 또는 서버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비공식 서버를 의미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9호에 따르면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 그리고 제10호는 제9호에 따른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제작 또는 유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개발, 운영, 홍보 등 역할이 조직화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접속 프로그램을 변조해 공식 게임물에 해당하는 공식 서버가 아닌, 불법 사설서버에 접속하게끔 만든다. 불법 사설서버의 영리적 운영을 통해 매우 큰 금액의 불법 수익자금이 발생하고 있다. 

불법 사설 서버 운영으로 막대한 범죄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불법 사설 서버 운영으로 막대한 범죄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불법 사설서버 대응을 위해 스마트사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보통신망을 통한 게임 콘텐츠 무단 복제 및 변형을 자동 탐지하고, 불법 사설 서버 접근 URL 및 IP를 자동 수집 및 분석, 발견 서버에 대한 자동 몬니터링 및 관련 자료를 수집한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6만 5987건의 사이트를 차단 조치했고, 350건의 수사의뢰를 진행했다. 2024년으로 기간을 압축했을 경우 5만 2164건의 사이트 차단 조치, 59건의 수사의뢰가 있었다. 

같은 기간 ‘누리캅스’라는 시민 명예 경찰과 함께 이첩된 모니터링 건수는 16만 6983건, 이 중 불법 사설 서버 모니터링 건수는 6만 6302건에 해당한다. 관계기관 공조 및 게임사의 협력도 함께 이뤄져고 있다. 공익광고도 함께 송출해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사설 서버를 근절하고,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조성해 산업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 불법 사설 서버 관련 법률 쟁점 “형사, 민사, 행정 대응이 함께 작동해야”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 (사진=최은상 기자)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 (사진=최은상 기자)

장르별 불법복제물 이용률에 따르면 게임은 2024년 기준 22.5%로 22.6%인 영화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게임사처럼 캐시 아이템을 돈을 받고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어 불법 행위가 상업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조직화 및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다. 불법 사설 서버 내에서 불법 성인물 유통, 도박 사이트 등 각종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최근에는 불법 사설 서버 홍모만을 위한 송호 사이트도 성행하고 있다. 조직화된 불법 사설서버의 운영을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탓이다. 

게임의 불법 복제물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게임의 불법 복제물 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실제 불법 사설 서버 관련 형사 처벌 사례로는 사설 서버에서의 게임 아이템 판매 행위는 게임 결과물 환전 행위로서 아이템 판매대금은 게임결과물 환전 범행에 의해 발생한 수익에 해당한다. 사설 서버 내에서 게임물 콘텐츠를 도박의 수단으로 활용해 형법 제 247조 도박 장소 개설 위반에 해당한 사례도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형사 처벌 수위에 대응하여 최근에는 게임사가 적극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리니지 사설 서버 운영자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효시. 해당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들에게 약 13억 원 및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황 변호사는 불법 사설 서버 문제의 장기화와 조직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사법기관, 게임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사, 민사, 행정 대응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불법 사설 서버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며 “산업 전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두가 더 강한 대응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불법 사설 서버의 운영이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불법 사설 서버의 운영이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 (사진=게임기자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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