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엔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찾게 된다. 특히 새벽마다 잠에서 깨 소변을 보는 ‘야간뇨’는 나이 들수록 흔히 겪는 증상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야간뇨가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일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야간뇨는 실내외 온도 차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기능이 예민해지는 겨울철에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계절적인 요인만 떠올리며 증상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남성은 전립샘비대증, 방광 기능 저하, 당뇨병 등의 다양한 질환이 야간뇨의 원인일 수 있다. 드물지만 검사를 통해 전립샘암이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김진범 전문의는 “전립샘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며 “야간뇨 자체를 전립샘암의 직접적인 증상으로 보긴 어렵지만, 다른 비뇨기 증상으로 검사받거나 전립샘 정기검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불편감으로 여길 수 있는 야간뇨가 때때로 중요한 건강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겨울엔 수분 섭취가 줄고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배뇨 양상이 쉽게 흐트러진다. 김진범 전문의는 “평소와 다른 빈도·강도의 야간뇨가 나타난다면 계절적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며 “기본적인 소변검사, 혈액검사, 전립샘 특이항원(PSA) 검사 등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는 데 도움 된다”고 말했다.
야간뇨를 방치할 경우 밤중 각성 횟수가 늘면서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고혈압 악화 등 신체 전반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고령의 남성은 전립샘 질환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혹은 잠을 설칠 정도로 불편함이 반복될 땐 이른 시일 내에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김 전문의는 “야간뇨는 사소해 보이지만 건강 문제의 출발점일 수 있고, 조기 검사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