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급강하로 혈관 수축, 근육 혈류 감소…염좌·골절 주의할 시기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미끄러짐에도 반응 속도가 둔해져 잘 넘어지게 된다. 출처:  Gettyimagesbank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미끄러짐에도 반응 속도가 둔해져 잘 넘어지게 된다. 출처:  Gettyimagesbank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근육과 인대로 가는 혈류가 줄고 체온을 잃지 않기 위해 몸이 스스로를 더 세게 조이면서 관절 주변 조직이 딱딱해진다. 평소 같으면 버틸 수 있는 작은 미끄러짐도 이렇게 굳은 몸에선 염좌나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겨울철 낙상은 단순한 ‘한 번 넘어짐’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고령자나 골다공증, 관절염, 허리 질환이 있는 사람은 같은 높이에서 넘어져도 뼈가 훨씬 쉽게 부러진다. 손을 짚으며 생기는 손목 골절, 엉덩방아를 찧고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 가벼운 충격에도 나타날 수 있는 척추 압박 골절, 빙판에서 발이 비틀리며 생기는 발목 골절이 대표적이다. 한 번 골절되면 수술과 장기간 재활이 필요하고, 고령자의 경우 폐렴·혈전증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진다.

연세스타병원 정형외과 권오룡 원장은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반응 속도가 둔해진다”며 “같이 미끄러져도 젊고 튼튼한 사람보다 근력과 골밀도가 떨어진 고령층에서 골절 위험이 훨씬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미끄러짐에도 반응 속도가 둔해져 잘 넘어지게 된다. 출처:  Gettyimagesbank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미끄러짐에도 반응 속도가 둔해져 잘 넘어지게 된다. 출처:  Gettyimagesbank

낙상을 막기 위해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외출 전 5분 정도 다리와 허리를 가볍게 스트레칭해 몸을 데우고, 굽이 낮고 밑창이 미끄럼을 잘 잡아주는 신발을 신는 것이 기본이다. 보폭을 평소보다 좁게 하고, 발 전체를 지면에 붙이듯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걷지 말고, 난간이나 손잡이가 있는 곳에선 반드시 이를 잡고 이동해야 한다. 어르신의 경우 지팡이와 미끄럼 방지 보조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넘어졌다면 대처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살짝 삐끗했다’ 정도로 느껴져도,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미세 골절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특히 손목, 엉덩이(고관절), 허리, 발목 부위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타박상으로 보면 안 된다. ▶눌렀을 때 국소 통증이 뚜렷하거나 ▶체중을 실을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하루 이틀 사이에 오히려 통증과 부기가 더 심해지는 경우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넘어졌던 쪽 다리나 팔에는 가능한 한 체중을 싣지 말고,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무작정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가능하면 넘어지고 몇 시간 이내, 늦어도 24시간 안에는 정형외과를 찾아 X선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심한 통증으로 한 발도 딛기 어렵거나 ▶다리 길이가 달라 보이거나 ▶관절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권오룡 원장은 “겨울철 낙상은 한 번 다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 수개월의 치료와 재활, 경우에 따라 평생 불편을 남길 수 있다”며 “넘어진 뒤에 치료하는 것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발과 보행 습관을 점검하고 평소 근력과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