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지니 기분도 급격히 다운? 계절성 우울증 신호


요즘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거나 식욕·수면 패턴이 달라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 특히 해가 짧아지는 시기에 우울감이 깊어졌다가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곽숙영 전문의는 “해가 짧아지는 계절엔 멜라토닌 분비가 변하면서 몸의 일주기 리듬이 뒤로 밀리게 된다”며 “계절성 우울증 환자에게서 일주기 리듬과 수면-각성 주기 간의 불일치가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이를 ‘위상 이동 가설’이라 한다”고 설명했다. 가을·겨울철엔 세로토닌 활성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독립된 병명이 아니라 주요우울장애 또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내리면서 ‘계절성 동반’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진단한다. 주요우울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 ▶체중 변화 ▶수면 이상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연 ▶피로감 ▶무가치감·부적절한 죄책감 ▶집중력 저하 ▶극단적 사고 등이다.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고, 특히 특정 계절에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 ‘계절성 동반’으로 판단한다. 곽숙영 전문의는 “겨울철 계절성 우울증은 과수면, 탄수화물 갈망에 따른 과식과 체중 증가, 대인 기피 등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매일 일정 시간 햇볕을 쬐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로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광선 치료는 계절성 우울증에 효과가 검증된 치료법이다. 아침마다 라이트 박스 가까이에서 약 30분간 1만 룩스의 강한 빛을 쬐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해 우울감을 완화하는 약물치료, 생각과 행동 패턴을 조정하는 상담치료도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


여러 동물이 겨울잠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듯 우리 몸과 마음도 겨울이 되면 움츠러들고 쉬려는 경향이 있다. 곽 전문의는 “이는 일종의 생존 전략일 수 있지만, 현대인의 삶에선 우울감을 견디며 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전문적인 치료와 도움을 받는다면 증상을 조기에 완화하고, 더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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