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계속 유지키로 의결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지난 7월부터 4연속 동결조치다.
지금 고공행진 중인 고환율에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상승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환율, 집값 상승에 4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날 이창용 한은총재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요인의 하나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를 지목하여 “무슨 유행처럼 투자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 총생산 성장률(GDP)을 기존 0.9%에서 1.0%로 높이고 내년도 성장률도 종전 1.6%에서 1.8%로 성향 조정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추경을 통해 대규모 소비쿠폰을 공급함으로써 민간 소비를 다소 촉진한데다가 반도체 수출 경기의 지속적인 호조로 달러를 벌어드린 효과를 반영했을 것이다.
최근 IMF도 2025년 한국연례합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했던 성장률 0.9%보다 2배나 높인 예측이다.
IMF는 내년부터 대내외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한국경제 특유의 회복력이 잠재 성장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 본 것이다.
다만 한국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회복한 이후에는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재정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기존 확장재정에 대한 경고성 조언이 아닐까 싶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금리인하 종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10월 통화완화정책을 시작한 뒤 지난달까지 의결문에는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문구를 빼지 않고 유지해 왔었다.

환율방어 고심 국민연금 동원 논란
그러니 이날은 ‘인하 기조’가 ‘인하 가능성’으로 바뀌었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에서 인상으로 가는 데는 평균 12개월 정도가 걸린다”면서 현 금통위원 6명 가운데 의견은 3대 3으로 팽팽하다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정부가 고환율 대책에 고심하며 국민연금을 소방수 역할로 동원하게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국민 노후자산을 보호해 주기 위한 방안”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복지부, 한은, 국민연금 등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여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 부총리는 “해외주식 양도세를 강화할 수 있느냐”는 기자 문제에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지만 “정책이란 것이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추가과세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내국민 투자자)들이 “환율관리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을 누구한테 덮어씌우려느냐”며 반발하는 기세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은 “저성장 한국경제에서 기대할 것이 없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현실을 왜 모르느냐”고 항변하게 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26일 현재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투자는 301억 6천만 달러, 이어 홍콩 3.7억 달러이나 중국과 일본 주식투자는 감소했다.
그러나 서학개미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도 지난 8월 말 기준 486억 4천만 달러로 국내 주식투자 196억 달러보다 2.5배에 이른다.
그러니까 우리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미국경제가 AI 투자 등으로 미래산업을 주도하여 세계의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있다.
고환율에 의한 원화값 하락은 기본적으로 저성장 기조에다 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 전반적인 신뢰가 부족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국내 투자를 유도해야 원화 약세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고환율에도 카드 해외 사용액은 사상 최대
한편 고환율에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고 해외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올 3분기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59억 3천만 달러로 직전 2분기의 55억 2천만 달러보다 7.3%가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치 기록인 지난해 3분기 실적 57억 1천만 달러에 비해서도 3.9%나 증가한 실적이다.
지난 3분기는 방학에다 여름 휴가철로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해외 카드 사용액도 증가하게 돼있다고 보지만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해외로 나간 총 출국자도 지난 2분기 676만 7천 명에서 3분기 709만 3천 명으로 4.8%가 늘어났다.
한편 국내거주 외국인이 사용한 3분기 ‘비거주자의 카드 사용금액’은 37억 6천만 달러로 지난 2분기의 37억 9천만 달러 보다 약간 줄어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 분기 496만 명에서 526만 명을 증가했지만, 카드 장당 사용액이 210달러에서 201달러로 감소하여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계산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서울 중구 명동의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414667_218035_376.jpg?resize=900%2C5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