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오래된 상처 위궤양…속쓰림 없어도 방심은 금물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복부 불편감을 자주 느낀다면 위 상태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출처: Gettyimagesbank]

위궤양은 위 점막이 단순히 염증만 생긴 상태를 넘어 점막 아래 근층까지 깊게 파인 상태를 말한다. 부산 힘내라병원 내과진료클리닉 노은지 원장은 “위염이 점막에 국한된 손상이라면, 위궤양은 그보다 한층 깊이 조직이 손상된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주로 식후 1~2시간 사이에 속쓰림이나 상복부 통증, 더부룩함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이런 신호를 체감하는 건 아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진통소염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은 통증이 없어 궤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노 원장은 “증상이 없는 위궤양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며 “반복되는 소화불량도 검진을 고려해야 할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복부 불편감을 자주 느낀다면 위 상태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출처: Gettyimagesbank]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복부 불편감을 자주 느낀다면 위 상태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출처: Gettyimagesbank]

위궤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이 균은 위산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위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이 확인되면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 점막보호제를 일정 기간 병행 투여하는 제균 치료를 통해 관리한다.

진통소염제의 장기 복용도 중요한 원인이다. 해당 약물이 위 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점막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흡연, 과도한 음주, 불규칙한 식습관이 더해지면 위장 점막이 손상되기 쉽다.

정확히 진단하려면 위내시경 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내시경을 통해 궤양의 위치와 깊이, 크기를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면 조직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은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에 한 번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위궤양 치료는 약물 요법이 중심이다.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고 점막을 보호하는 약제를 6~8주 이상 복용하며, 헬리코박터균이 동반된 경우 제균 치료를 병행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식사,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금연·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노 원장은 “위장 질환은 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정기 검진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인구가 늘어나며 연말로 갈수록 건강검진 예약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위내시경은 검진 항목 중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편에 속해 미리 일정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복부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위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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