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무기력·우울감,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질 때 벌어지는 일들


 


집중력이 흐려지고 예전 같지 않게 ‘그냥 귀찮다’ 생각이 드는 건 남성 갱년기의 증상 중 하나다. [출처: Gettyimgesbank]

집중력이 흐려지고 예전 같지 않게 ‘그냥 귀찮다’ 생각이 드는 건 남성 갱년기의 증상 중 하나다. [출처: Gettyimgesbank]


“나는 술도 잘 마시고, 체력도 버티는데? 남성 갱년기는 남 일이지.”


하지만 의사들은 말합니다.


“아무리 테스토스테론 높은 ‘테토남’이라도, 40대 중후반 이후엔 모두 예외 없이 호르몬이 떨어집니다. “


테스토스테론은 20대 초반 정점에 오른 뒤 매년 1%씩 줄어듭니다. 이게 쌓이면 50대엔 절반 수준이 되고, 60~70대엔 30% 수준까지 내려가죠. 남성에게도 갱년기는 늦게 오느냐 빨리 오느냐의 차이일 뿐 모두에게 찾아오는 변화입니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서서히, 잘 알아차리지 못하게 다가옵니다. 여성 갱년기처럼 확 땀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강렬한 신호가 잘 안 옵니다.


남성 갱년기의 주요 증상은 ▶아침에 눈 뜨기 힘들고 ▶일의 집중력이 흐려지며 ▶예전 같지 않게 ‘그냥 귀찮다’ 생각이 들고 ▶운동해도 성과가 없으며 ▶배만 볼록 나오고 ▶괜히 짜증이 잦아지고, 사소한 일에 감정이 요동칩니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이형래 교수는 이걸 “삶의 리듬이 살짝 어긋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표현합니다.대부분 남성은 이걸 단순 피로, 나이 탓으로 넘기며 지나칩니다.


남성 갱년기는 왜 이렇게 무기력·우울감으로 이어질까요. 테스토스테론은 단순히 생식기능뿐 아니라 뇌의 의욕·보상·행동 시스템을 조율하는 핵심 호르몬입니다.


의욕·집중력·경쟁심·자신감과 사회적 에너지 모두 테스토스테론과 직접 연결됩니다. 호르몬이 떨어지면 우리의 뇌는 마치 Wi-Fi 신호가 약해진 스마트폰처럼 느려집니다. 화면은 켜지지만 반응이 굼뜨고, 앱이 자꾸 튕기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남성 갱년기는 마음에도 깊게 들어옵니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그 자체보다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합병증이 더 위험합니다.


✓복부비만 → 대사증후군 → 지방간 → 당뇨·고혈압

✓골밀도 저하 → 골다공증 → 골절

✓수면장애 → 만성 피로 → 우울감 심화

✓근육량 감소 → 기초대사량 하락 → 더 쉽게 살찌는 체질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의사들은 남성 갱년기를 ‘삶의 엔진에 빨간 경고등이 켜지는 시점’이라고 설명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아침에 가장 높은 특성이 있습니다. 수치를 보는 혈액검사는 오전 7~11시 사이에 검사하면 정확합니다.


✓3.5 ng/mL 미만 → 남성 갱년기 의심

✓3.0 ng/mL 이하 → 적극적인 호르몬 치료 고려


스트레스·비만, 수면 부족, 당뇨·고혈압·갑상샘 질환이 있으면 호르몬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10년 일찍 갱년기가 올 수 있습니다. 


남성 갱년기 치료는 약만 쓰는 치료가 아닙니다. 제2의 삶을 다시 세팅하는 과정으로도 봐야 합니다. 우선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요법은 경구 약, 바르는 연고, 비강 흡입제, 주사제가 있습니다.


환자마다 생활 패턴과 성향이 달라서 맞춤형으로 선택합니다. 단, 전립샘암 병력·수면무호흡증·적혈구 증가증이 있는 경우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문의 상담이 필수입니다.


남성 갱년기를 늦추는 효과적인 방법은 약보다 생활 습관입니다. 남성 호르몬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네 가지 방패가 생활 습관에 숨어있습니다.   


① 주 3~5회 근력 + 유산소

남성 호르몬은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스쿼트·데드리프트 같은 대근육 운동은 테스토스테론을 확실히 올립니다.

② 아연·비타민 D·단백질 충분히

굴·게·장어 같은 해산물, 계란, 두부, 우유 등은 호르몬 합성에 필수입니다.

③ 금연·절주

술·담배는 혈관 건강을 망가뜨려 성 기능과 호르몬 생성 모두에 타격을 줍니다.

④ 마음 관리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은 ‘코르티솔’을 만들어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억제합니다. 그러면 의욕·집중·성욕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이형래 교수 “남성 갱년기는 결국 자신감과 자존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봤습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남성은 몸의 변화, 특히 성적 변화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울감·불안·무기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남성 갱년기는 숨길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몸, 마음, 관계, 삶의 질을 지키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