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태아 출산율 높은 한국, 산전 관리 A to Z


국내 다태아 출산 비율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고령 임신 증가와 보조생식술 확대의 영향이다. 특히 가장 흔한 형태인 쌍둥이 임신은 초기부터 태반과 양막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박교훈 교수의 도움말로 쌍둥이 임신 관리 전략을 정리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박교훈 교수는 “쌍둥이 임신은 임신 초기에 태반과 양막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산전 관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1. 임신 13주 이전에 태반 수, 양막 확인


쌍둥이 임신에선 임신 전반기, 특히 임신 13주 이전에 태반의 수(융모막)와 아기들을 나누는 양막이 몇 개인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위험도, 병원 방문 간격, 관리 계획, 권장 분만 시기까지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태반이 두 개인 경우엔 각 태아가 자기 태반을 갖는 ‘두 융모막 쌍둥이’이며, 하나의 태반을 함께 사용하는 쌍둥이의 경우 ‘단일융모막 쌍둥이’로 구분한다.


2. 20주 전후 중뇌동맥 혈류 검사 추천


단일융모막 쌍둥이는 두 태아의 혈관이 태반 내에서 서로 연결돼 있어 한쪽 태아의 상태 변화가 다른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인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은 한 태아에게는 혈액이 과도하게 몰리고, 다른 태아에게는 혈류가 부족해 양수량·성장 불균형이나 심장 부담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한 양수량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한쪽은 빈혈, 다른 쪽은 과적혈구증이 나타나는 ‘쌍태아간 빈혈–과적혈구증’이 발생할 수 있어 임신 20주 전후엔 중뇌동맥 혈류 검사를 통한 정밀 관찰이 추천된다.


쌍둥이 임신 중 한 태아가 사망하는 경우도 사망 시기와 융모막 개수에 따라 영향이 다르다. 임신 초기에는 남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임신 중·후반기에는 단일융모막 쌍둥이의 경우 두 태아의 혈류가 연결돼 있으므로 생존한 태아에서도 급격한 저혈압과 혈류 감소가 발생해 아기의 뇌 손상이나 사산, 조산 위험이 커진다. 반면 두 융모막 쌍둥이는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조산 가능성은 여전히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3. 32주 전후엔 태아 건강 평가 시행


이처럼 태반·양막 구조는 산전 관리와 분만 시기에도 큰 차이를 만든다. 단일융모막 쌍둥이는 임신 16주부터 2주 간격으로 초음파를 시행해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등 합병증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선천성 심장 질환 위험 증가로 태아 심장 초음파가 권장된다. 32주 전후부턴 태아 건강 평가를 통한 상태 관찰이 필요하고, 합병증이 없더라도 대개 36주 전후 분만을 고려한다. 태반과 양막이 모두 하나인 단일양막 쌍둥이는 탯줄 엉킴 위험이 높아 32~34주 제왕절개 분만이 권고된다. 두 융모막 쌍둥이는 단태 임신과 유사한 진료 간격을 유지하되, 36주 이후 매주 태아 건강평가가 권장되며 37~38주 분만이 고려된다.


4. 합병증 없는 임신이라면 예방 치료 불필요


쌍둥이 임신에서는 영양과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정상 체질량지수(BMI) 산모 기준으로 임신 기간 16~24㎏(평균 20㎏)의 체중 증가가 권장되며, 엽산은 하루 1㎎, 철분은 하루 60~100㎎(순수 철분) 등 단태 임신보다 더 많은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 예방(발생 위험 약 12%)을 위해서는 최소 15~16주 이전부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도움될 수 있다.


과거에는 쌍둥이 임신 산모에게 침상 안정이나 예방적 입원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까지 침상 안정이 조산을 감소시킨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장기간 활동을 제한할 경우 혈전증이나 신체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합병증이 없는 쌍둥이 임신에서 조산을 예방할 목적으로 ▶입원 ▶예방적 경구 자궁수축억제제 ▶프로게스테론 투여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 ▶페서리 삽입 등 일상적인 예방적 치료는 조산의 발생률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쌍둥이 임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자궁경부 길이가 짧게 측정된 경우 질 프로게스테론 또는 자궁경부 개대, 양막 돌출이 있거나 자궁경부 길이가 10㎜ 이하인 경우에는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이 도움될 수 있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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