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혈액순환 탓? 반복되는 손발 저림 알고 보니 신경 질환이 원인



말초신경은 팔·다리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신경계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손발 저림이나 통증, 감각 둔화, 근력 약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손발 끝에서 시작되는 이상 감각은 말초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다. 이땐 피로감이나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닌 다른 질병이 아닌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들어 손끝이 자주 저렸다. 처음엔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저린 증상이 반복되고 밤에도 손끝 감각이 둔해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신경이 눌려 생긴 말초신경병증 초기 단계였다.


인천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이빛나 과장은 “손발 저림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질 경우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말초신경병증은 조기 진단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초신경병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혈당 조절이 잘 안 돼 신경이 손상되면서 저리고 화끈거리는 증상을 유발한다. 또 손목터널증후군·팔꿈치터널증후군 같이 특정 부위 신경이 반복해서 압박되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뇌졸중, 척추 디스크 등 중추신경계 질환도 원인일 수 있다.


증상 양상 역시 제각각이다. 일시적으로 저린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 통증이 점차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를 비롯해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를 통해 손상 부위와 범위를 확인한다. 당뇨병 같은 기저 질환이 의심되면 혈액 검사를, 척추·관절 문제는 영상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다.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철저한 혈당 관리와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보호대 착용,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신경 압박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장은 ”말초신경병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통증 조절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 같은 2차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상에서 저린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서둘러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