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항암제 저항 원인 찾아…핵심 조절 인자 규명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오가노이드에 담긴 단일 세포 전사체를 분석해 두경부암 치료에 저항하는 기전과 핵심 조절 인자를 규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두경부암 치료 예후를 높이는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왼쪽), 미국 USC 두경부센터 데첸 린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왼쪽), 미국 USC 두경부센터 데첸 린 교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두경부센터 데첸 린 교수 등과 국제 공동 연구팀을 꾸려 두경부암 오가노이드 생성을 통한 단일 세포 전사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구강과 인·후두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기원한 악성 종양인 두경부 편평상피세모암종이 수술, 화학 약물, 방사선 치료 같은 병합 치료를 시행해도 사망률이 높다는 점과 최근 다른 암종은 면역항암제 개발로 치료 결과가 향상됐음에도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31명의 종양 세포를 채취해 세계 최초로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가 실제 환자 종양과 유전적 특성은 물론이고 조직학적 형태를 매우 유사하게 보유함을 확인했다. 이에 더해 장기간 배양을 거듭해도 동일한 특징을 보유해 실제 종양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모델임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배양한 오가노이드에 두경부암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 항암제인 ‘시스플라틴(Cisplatin)’을 적용한 결과, 반응 정도가 실제 환자 치료 결과와 일치해 치료 반응 예측 도구가 될 수 있음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전체 RNA 및 단일 세포 RNA 분석을 통해 오가노이드 내에 존재하는 분자 아형과 종양 내부 유전자 발현의 다양성(전사적 이질성)을 확인했다. 이는 두경부암 환자 종양에서도 관찰되는 특징이기에 두경부암 오가노이드가 치료 전 환자 반응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약제를 선택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세포가 상피세포와 간엽세포 특징을 동시에 지닌 ‘혼합형 상피-간질엽 전이(hybrid EMT)’ 상태를 보이면 항암제 시스플라틴 저항성을 일으켜 반응도가 낮아짐도 밝혔다. 암세포 내부 AREG(암피레귤린) 단백질 발현이 ‘혼합형 상피-간질엽 전이(hybrid EMT)’ 발현에 핵심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 역시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영민 교수는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환자 종양 조직을 이용해 두경부암 오가노이드를 생성하고 치료 저항성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며 “치료 저항성 극복 전략을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제시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 개선을 위한 활동에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