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디스크 수핵 부분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추간판 결손 부위에 주입해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주입형 생체재료를 개발했다.
디스크 수핵 부분 절제술은 탈출하거나 파열된 디스크의 일부(수핵)만 제거하는 수술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척추 수술이다. 그러나 수핵을 제거한 뒤 디스크를 스스로 회복시킬 방법이 없어 만성요틍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차 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한인보 교수팀(미국 럿거스대학교 이기범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생체재료를 개발했다. 디스크 수핵 절제술 후 생긴 결손 부위에 주입해 손상된 디스크 조직을 다시 재생시키는 ‘BIOGEL(생체직교형 하이드로젤, Bioorthogonal hydrogel)’이다.
BIOGEL은 생체직교 반응을 이용해 만든 하이드로젤이다. 정상 디스크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가진다. 체내 주입 전에는 액체 상태로 쉽게 주입되고, 체내에서는 젤 형태로 굳어 손상 부위를 메운다. 분자 간 결합이 안전벨트처럼 정확히 이루어져 유해한 화학물질이 필요 없으며 생체적합성도 높다.
특히 이 하이드로젤에 TGF-β(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라는 단백질을 함께 넣었을 때 디스크 재생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TGF-β는 우리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손상 부위를 복구하도록 돕는 치유 신호 단백질이다. 디스크 세포가 다시 성장하고 조직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인보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주입형 생체재료는 디스크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체내 적합성·생분해성·세포 부착성이 우수하고 점도가 낮아 수핵 절제 부위에 쉽게 주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후 퇴행성 디스크로 인한 만성 요통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즈(Bioactive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학술상은 척추신경외과 분야에서 창의성과 학문적 파급력이 뛰어난 연구 논문을 쓴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한인보 교수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같은 상을 수상, 학회 최초로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퇴행성 디스크 재생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한인보 교수는 이번 연구 외에도 나노하이브리드 펩타이드 하이드로젤을 이용한 디스크 재생 연구, 형상 기억형 콜라젠 구조체를 이용한 조직재생 연구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발표해 왔다. 한 교수는 이러한 성과로 지금까지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11회 등재되며, 국내 척추재생 의학을 대표하는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한인보 교수가 2년 연속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학술상’을 수상하며 학회 최초의 연속 수상자가 됐다. [사진 차의과학대학교·차병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297_33012_2258.jpg?resize=600%2C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