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네버 다이

“로네다가 쓴 더 퍼스트의 마지막 드라마”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카제로스 레이드’ 종막 출시 기념 이벤트인 ‘더 퍼스트 이벤트(클리어 타임 어택)’가 13일 만에 종료됐다. 마지막 10번째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은 포셔, 노돌리, 봉킹, 편지, 소녀양점순, 챙뱌, 베르앤도, 돌세공하고싶어서만든캐릭으로 구성된 ‘로스트아크 네버 다이’ 공격대다.

카제로스 종막은 로스트아크 1부 스토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레이드인 만큼 난도가 높았다. 전재학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유저들이 카멘 더 퍼스트와 함께 카제로스 레이드 1~3막을 이미 경험한 만큼, 카제로스 더 퍼스트도 5일 정도면 공략되지 않을까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기존 레이드와는 전혀 다른 패턴의 기믹을 해석하고 파훼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특히 2-1 관문은 물리적으로 최소 13분 이상이 걸렸고 2-2, 2-3 관문과 발악 패턴 또한 악명 높았다.

유저들의 평균 실력이 아무리 높아졌다고 해도 단 한 번의 실수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시 패턴에 대응하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여기에 각종 버그까지 발목을 잡았다. 특정 조건에서 카제로스가 정지하는 치명적인 버그도 발생했다. 카제로스 종막 출시일인 8월 20일부터 정기 점검일인 27일까지 임시 점검이 날마다 반복되기도 했다.

게임 외적 이슈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특히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비공개 진행’ 여부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카제로스 레이드 종막은 더 퍼스트 난이도가 먼저 격파되지 않으면 노말, 하드 난이도를 누구도 체험할 수 없는 구조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응원하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지만 보상(칭호·아이템 등)이 중요한 만큼 대다수 공격대는 진도 염탐을 막기 위해 비공개 진행을 택했다.

이로 인해 각 공격대의 현황을 확인할 수 없게 되자, 유저들 사이에서는 “방송인 입장에선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과 “로스트아크 축제인데 너무 폐쇄적이다”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어느 쪽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운 만큼 차기 더 퍼스트 이벤트에서는 운영진이 이를 반영해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사다난했던 더 퍼스트는 시작 9일 만에 청룡진, 힘꽁, 낀현동, 생각해볼게, 발구미, 문설, Cadlez, 윤노랑으로 구성된 로아헌터스에 의해 최초로 격파됐다.

로아헌터스의 첫 클리어는 다른 공격대들에게 기믹 공략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도전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공략이 현실화되자 뒤이어 순위권을 노리는 공격대들이 속속 등장했다.

그러나 마지막 10번째 자리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다. 로네다, 로코코 등 2-3 관문을 꾸준히 진입한 공격대들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약 14시간 동안 무려 6개 공격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마지막 자리를 다퉜다.

덕분에 10위 경쟁은 1위보다 더 뜨겁게 불붙었다. 10번째 자리에 들어간 팀 이후부터는 더 퍼스트 클리어 칭호가 동일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상징성 있는 마지막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9월 1일 오전 6시 4분 드디어 마지막 자리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포셔, 노돌리, 봉킹, 편지, 소녀양점순, 챙뱌, 베르앤도, 돌세공하고싶어서만든캐릭으로 구성된 ‘로스트아크 네버 다이’ 공격대였다.

로네다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2-3 관문을 방송인 공격대 중 가장 빠르게 도달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편지, 노돌리, 돌세공하고싶어서만든캐릭 유저의 사망 빈도가 많아졌다.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누적됐을 뿐만 아니라 Top 10 도전 중 6~9번째 공격대가 순식간에 나타나면서 조급해졌기 때문이다. 분란을 부추기는 악성 시청자들도 문제였다. 봉킹은 “Top 10 실패해도 되니까 편하게 해도 된다”며 공격대원을 격려했지만 진도가 정체되면서 공격대의 분열 위기도 발생했다. 

하지만 로네다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반인 공대원들의 멘탈을 위해 방송을 끄고 진행했다. 방송을 끄니까 공대원들은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약 18시간 동안의 트라이 끝에 최초로 히든 아만 스킬을 찾아내며 극적으로 톱10을 차지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한 눈가루의 오더도 빛을 발했다.

한편, 더 퍼스트 진행 기간 동안 커뮤니티와 채팅창에서의 분란이 유독 심화됐다. 커뮤니티에는 허위 정보를 퍼뜨려 유저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에 스트리머들은 어그로를 끄는 유저들을 향해 따끔한 일침을 남기며 차단 조치를 취했다.

일부는 특정 인원의 실력을 비하하며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당신이 직접 해보라. 본인은 도전하지도 않으면서 지적만 하는 것이냐. 정신적, 체력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에서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불만이면 방송을 보지 마라”고 반박했다.

또한 “카제로스 종막 이후 로스트아크를 접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마지막이라고 말한 적 없다. 왜 이렇게 로스트아크 스트리머가 떠나길 바라고 게임이 망하길 바라는 유저들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며 일각의 부정적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공격대가 진도를 빼지 못하거나 순위권을 놓치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스트리머들의 말대로 레이드에 도전하는 모두가 힘든 일정을 견디며 열심히 노력하고 그 누구보다 절실하다. 노골적인 비난보다는 건전한 응원과 피드백을 전하는 채팅 문화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로스트아크 카제로스 레이드 종막 더 퍼스트 이벤트의 최종 결산은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