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더 퍼스트 8일차, 절망 속에 발생하는 공격대들의 균열

- 가까스로 1관문을 통과하고 2-2 관문 300줄 기믹을 파훼 중인 로네다 [출처: 포셔 방송]
– 가까스로 1관문을 통과하고 2-2 관문 300줄 기믹을 파훼 중인 로네다 [출처: 포셔 방송]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의 카제로스 레이드 종막 퍼스트 클리어 레이스가 8일 차에도 현재 진행 중이다.

선두 공격대들은 최후의, 최후의 싸움으로 예상되는 2-3 관문에 진입했지만 죽음의 현신은 쓰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일주일 주간 제한 초기화로 1관문에서 고전하는 선두 공격대까지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햇다. 

더 퍼스트 트라이 기간이 개발진의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트라이 외 공격대들의 이슈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공격대의 진도가 멈추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공대원, 조율 과정에서의 감정 싸움, 방송 진행 여부로 인한 갈등, 실력 격차로 다른 공대원을 욕하는 상황 등 각종 이슈가 유저들의 대화 테이블에 메인 디쉬로 올랐다.

트라이 기간이 길어지고 공격대들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더 퍼스트 이벤트 자체 문제도 지적했다. 카제로스 종막 더 퍼스트는 카멘 더 퍼스트와 달리 종막 퍼스트 클리어 공격대가 없으면 노말, 하드 난이도가 열리지 않는다. 그 말은 즉, 퍼스트 클리어가 등장하지 않으면 모든 유저가 로스트아크의 다음 스토리를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모든 유저가 더 퍼스트 이벤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비율적으로 따지자면 관심 없는 유저들이 더 많다. 최상위 스펙이 아니라면 도전조차 할 수 없으니까.

또한 노말을 공략하고 탄탄한 로스트아크의 스토리와 서사 음미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 비율도 상당하다. 처음에는 더 퍼스트에 도전하는 공격대들을 응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슨해지는 분위기에 스토리까지 볼 수 없으니 지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그 느슨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장 큰 원인이 비공개 플레이다. 현재 선두 공격대 중 온전하게 방송을 켜고 트라이를 진행 중인 공격대는 ‘로스트아크 네버 다이(포셔, 노돌리, 편지, 소녀양점순, 봉킹, 돌세공하고싶어서만든캐릭, 챙뱌, 베르앤도)’뿐이다.

나머지 공격대는 진도 염탐을 방지하고자 비공개로 전환했다. 로스트아크 전문 스트리머 ‘게임하는인기’의 경우 해당 상황을 고려해 시작부터 비공개 진행을 발표한 바 있다.

방송인, 공격대들의 입장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애써 발견한 기믹 파훼법을 다른 공격대가 참고해서 더 퍼스트를 빼앗기면 그것만큼 억울하고 분한 상황도 없다. 이에 따라 비공개로 전환한 방송인들을 탓할 순 없다.

문제가 있다면 이벤트를 기획한 운영진이다. 카제로스 더 퍼스트는 로스트아크 유저 모두의 축제로 기획된 이벤트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두의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노말과 하드 난이도를 더 퍼스트 이후 출시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로스트아크는 스트리머 프로모션이나 광고를 제공하지 않으니까 로스트아크를 아껴주는 스트리머들이 이벤트로 자연스럽게 대목을 챙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목적도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가? 로사단이 어디까지 갔는지, 로병단이 왜 2-3 관문에서 막히고 있는지, 어떤 공격대가 진짜 1등을 달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외부 사이트인 LOPEC은 자체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갱신을 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더 퍼스트 공식 현황판을 제공하거나 공격대 중 1명은 반드시 방송을 켜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어야 했다. 현황판만 제공했어도 응원의 열기는 관문이 거듭될수록 더욱더 뜨거워졌을 가능성이 높다.

퍼스트 클리어 레이스의 진도 염탐은 정통 MMORPG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파이널판타지14’에서도 흔하다. 심지어 WoW는 국가마다 레이드 시작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커뮤니티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파판14의 경우 비방송 공격대들의 외부 프로그램 사용 문제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퍼스트 클리어 레이스가 모두의 축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스폰서에 뷰어십도 챙길 수 있도록 방송 진행을 지향한다. 로스트아크도 비슷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대리 게임으로 망가진 카멘 더 퍼스트보다 방식이나 보상이 한층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향후 어떤 레이드에 더 퍼스트 이벤트가 열릴지는 알 수 없지만 보다 체계적인 규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