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셰이프 오브 드림 “시시포스인 줄 알았는데 매 판 새로운 갓겜”

오랜만에 진득하게 즐길만한 국산 로그라이크 수작이 나왔다. 인디게임 개발 팀 리자드 스무디가 만들고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셰이프 오브 드림’이 그 주인공이다. 액션의 손맛, 그리고 로그라이크 특유의 무한한 확장성이 매력적이다.

발견, 선택, 그리고 발견의 과정이 모두 억지스럽지 않고, 각각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은 매판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반복되는 플레이가 지루하지 않으니 정신없이 게임을 즐기게 된다. 

선택 하나하나가 다른 게임 장르들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그에 따른 게임 양상도 다르게 반영돼야 좋은 로그라이크다. 셰이프 오브 드림은 모든 것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거니와 핵앤슬래시 요소가 가미된 전투는 손맛까지 좋다.

또한, 과하지 않다. 떡칠된 이펙트로 특정 패턴이 안 보여 사망하는 일도 없고 쓸데없이 복잡한 인터페이스로 골머리를 앓지도 않는다. 난도도 여러 단계로 조절도 가능해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접근하기 편하다는 점도 그렇다. 

  • · 게임명: 셰이프 오브 드림

    · 개발사: 리자드 스무디

    · 출시일: 2025년 9월 11일
  • · 장르: 로그라이크
  • · 유통사: 네오위즈

    · 플랫폼: PC 

 

지루함보단 신선함! 매판이 새로운 핵슬 로그라이크

- 기본적인 액션성도 꽤 훌륭한 편이다 
– 기본적인 액션성도 꽤 훌륭한 편이다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인 만큼 반복의 연속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반복 플레이에 있어 흥미가 식지 않아야 한다는 점인데, 셰이프 오브 드림은 매 세션이 새롭고 재밌다. 끊임없이 죽음을 경험하지만 피로도가 높다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히 잘 만든 로그라이크라고 칭찬하고 싶다. 

게임의 기본적인 프레임은 로그라이크 요소가 결합된 핵앤슬래시다. 랜덤성이 부여된 길찾기 게임이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여러 갈래의 길로 나뉘어져 있고, 플레이어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입장하며 조금씩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각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몬스터와 기믹이 존재한다. 당연히 물음표로 덧씌워진 맵은 어떤 게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선으로 이어진 이전 구역에 도착해야 그 다음 스테이지의 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 이전 스테이지에 당도하기 전까진 앞에 어떤 이벤트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 이전 스테이지에 당도하기 전까진 앞에 어떤 이벤트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상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재화와 각종 기술, 아티팩트를 얻을 수 있고, 이 같은 스킬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빌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셰이프 오브 드림은 이 빌드를 깎는 재미가 매우 즐겁다. 반복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 대부분 여기서 기인한다.

단순히 빌드 깎는 재미만 있는 건 아니다. 매 판 달라지는 양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요소를 추가했다. 대표적으로 리턴과 리스크다.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있고, 플레이어들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당연하게도 모든 선택지가 유리하게만 작용하는 게 아니다. 보상이 큰 만큼 강력한 디버프를 얻거나 파괴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신 기술을 강화할 수 있는 등 리턴이 있으면 리스크를 지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적용된다. 

- 리턴이 있으면 리스크도 짊어지는 법이다 
– 리턴이 있으면 리스크도 짊어지는 법이다 

여기에 더해 게임에 박진감을 더하기 위한 ‘추적자’라는 존재가 있다. 이들은 플레이어를 쫓아 각 지역을 점령하면서 다가오는 강력한 적이다. 이들이 점령한 지역은 매우 강력한 적들로 차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피하는 게 상책이다. 

원래 가려던 길이 추적자로 막히거나 하는 등 플레이어가 계획한 루트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이벤트들이 발생하며 매 판마다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양상도 매번 다르고, 매번 다른 선택을 내려야 하니 반복에 의한 지루함보단 새로움이 더 크다. 

- 기억과 정수를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매판 빌드가 달라진다 
– 기억과 정수를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매판 빌드가 달라진다 

 

기억과 정수를 조합하는 빌드 깎는 재미 

- 최종 보스 클리어 시 사용한기억과 정수가 기록되고, 이를 재화를 지불해 사용할 수 있다 
– 최종 보스 클리어 시 사용한기억과 정수가 기록되고, 이를 재화를 지불해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소개했던 ‘빌드 깎는’ 재미에 대해 자세히 말해보고자 한다. 이 빌드 깎는 재미는 매 세션마다 달라지는 이벤트와 더불어 셰이프 오브 드림에 신선함을 부여한다. 수많은 기술들과 이를 강화하는 아티팩트 모두 랜덤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술에는 여타 게임의 스킬에 대응하는 ‘기억’, 그리고 그 기억에 부착해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는 ‘정수’로 나뉜다. 당연히 효과나 피해 속성, 그리고 계수까지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캐릭터의 직업이 나뉘듯 완전히 새로운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사용 가능한 액티브 정수는 4개이고, 액티브 정수에 부착할 수 있는 기억은 최대 3개다. 스테이지에서 드롭되거나 상인에게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집할 수 있다. 각 기억은 처음 선택하는 고유를 비롯해 일반부터 전설까지 총 네 개 등급으로 나뉜다.

- 우물에서 착용 중인 기억과 정수를 강화시킬수도 있다 
– 우물에서 착용 중인 기억과 정수를 강화시킬수도 있다 

기억은 맵에 무작위로 등장하는 ‘빛나는 우물’에서 ‘꿈가루’를 소모해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필요 없는 기억은 판매하거나 분해가 가능하다. 상점에 판매하면 골드를 얻고, 기억을 내려놓고분해해 꿈가루를 얻는다. 

기억마다 공격 방식이나 효과가 모두 다르다. 또한, 이를 보조하는 정수도 단순히 장착된 기억의 계수나 스탯을 강화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닌 속성을 바꾸거나 디버프를 걸거나, 회복 기능을 추가하거나, 단일 공격을 광역으로 바꾸는 등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같은 캐릭터라고 할지라도 시작할 떄 선택하는 고유 기억부터 드롭되거나 상인이 판매하는 기억과 정수 모두 똑같지 않기 때문에 매 판마다 완전히 동일한 빌드가 나올 수는 없다. 게임은 반복되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완전 다른 내용인 셈이다. 

어떤 기억을 어느 정수와 조합하냐에 따라 빌드가 무궁무진하게 갈리는 만큼 다양한 빌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셰이프 오브 드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를 하며 캐릭터 전용 특성 등이 해금되는 만큼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 캐릭터 전용 특성 등이 해금되는 만큼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 캐릭터 전용 특성 등이 해금되는 만큼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장점

1. 풍부한 빌드 조합과 반복 플레이에서 오는 새로움

2. 손맛이 좋은 MOBA와 핵앤슬래시가 섞인 전투

3. 세부적인 난도 조절 기능과 협동 플레이 지원 

단점

1. 세계관의 깊이가 풀린 설정에 비해 탄탄하지 않음 

2. 빌드 간의 편차가 큰 편이라 밸런스 조절 필요한 상태

3. 특정 맵, 혹은 스킬 효과에 따라 프레임 드롭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