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역수한 “간만에 괜찮은 무협 RPG가 나왔다”

‘무협’. 화려한 검법과 경공은 늘 로망 가득하고, , 의와 협을 중요시 여기는 여정은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그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무협 게임이 나오기를 고대하는 게이머들도 많다.

게이머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넷이즈게임즈와 주롱 스튜디오가 오픈월드 MMORPG ‘역수한’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11월 7일 정식 출시한 역수한은 중국에서 이미 고정 팬층을 상당히 모았다. 한국에서는 ‘저스티스 온라인’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웹 사이트나 유튜브만 켜도 광고만 봤을 때 훌륭해 보이는 게임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다른 게임이 80% 이상이다. 과장 광고, 허위 광고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그 광고에서 말한 요소들이 전부 사실인지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이에 무협 게임을 선호하는 기자는 역수한이 출시되자마자 즐겨봤다. 과연 개발사가 자신한 게임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방대한 오픈 월드, 핵심 재미로 강조한 NPC 간 서사가 어느 정도 퀄리티로 구현됐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직접 플레이해 봤을 때 감상은 ‘괜찮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일단 로컬라이징은 확실히 아쉽다. 한국어 더빙이 따로 없고, 이질적인 번역도 많았다. NPC 대사는 존대와 반말을 오가며 일관성을 지키지 않았다. 스토리를 핵심 매력으로 강조했지만 번역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 게임들이 고유 명사와 대중적이지 않은 단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수한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게임 플레이의 재미는 준수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커스터마이징, 적당히 볼륨 있는 오픈월드와 몰입감을 올려주는 스토리 연출은 훌륭하다. 흔히들 ‘중국 게임’이라고 언급하면 선입견을 두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양산형 게임들과는 결이 다르니 안심해도 좋다. 무협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많다면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ㆍ게임명: 역수한

ㆍ개발사: 주롱스튜디오

ㆍ유통사: 넷이즈게임즈     

ㆍ출시일: 2025년 11월 7일 글로벌 서버 오픈

ㆍ장르: MMORPG 

ㆍ플랫폼: PC, 모바일

■ 다양한 기능 지원하는 커스터마이징

– 커스터마이징 지원 범위는 훌륭하다

– 기본 프리셋도 상당히 준수하게 뽑혔다

커스터마이징은 퀄리티가 상당하다. 얼굴형부터 체형, 속눈썹 같은 디테일한 요소를 모두 플레이어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다. 머리 염색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그 부분만 제외하면 자랑할 퀄리티가 맞다.

기본 프리셋도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기에 커스터마이징이 귀찮다면 그냥 기본 설정 캐릭터로 생성해도 만족할만한 외형이다. 거기에 다른 사람들이 올린 커스터마이징도 공유가 되고 있으니 마음에 든다면 바로 가져올 수도 있다. 본인이 커스터마이징 감각이 절망적이라면 이미 예쁜 외형들을 선택만 하면 된다.

특이한 점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원하는 인물 사진을 넣으면 AI가 분석하고 유사한 외형으로 만들어준다. 정면샷일수록 재현도가 높아진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캐릭터 외형을 나이나 분위기에 맞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존재한다. 커스터마이징 관련 기능은 정말 알차게 들어있다.

 

■ 분기점으로 나뉘는 스토리, NPC와 상호작용 요소도 많다

– 스토리 진행 도중 나오는 컷씬은 몰입도가 좋다

– 정의의 심판을 받아라

스토리는 선택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루트로 진행된다. 내가 무슨 행동을 하냐에 따라 스토리 흐름이 달라지고 다양한 결말로 이어진다. 처음은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한 후 결말을 본 뒤 분기점으로 돌아와서 다시 선택지를 고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기억으로는 초반부 진행 도중 플레이어를 모욕하는 NPC에게 돌을 던지는 선택지가 있었다. 단순한 컷씬으로 때울 줄 알았는데 직접 돌을 던지는 조작에 각도까지 계산하면서 NPC 뒤통수를 칠 수 있었다. 성공하면 주변 다른 NPC들까지 합세해 골탕을 먹여주는 장면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자잘한 재미를 주는 선택지가 많기에 자연스럽게 이야기 흐름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로컬라이징의 문제다. 역수한처럼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은 번역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무협이라는 장르가 고유 명사도 상당히 많다. 등장인물들이 구사하는 어투 또한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번역 퀄리티가 영 좋지는 않다. 사형이 갑자기 내게 존댓말과 반말을 왔다 갔다하거나, 스토리 내에서 한 번도 언급이 되지 않았던 고유 명사가 갑자기 우수수 쏟아져 나올 때는 이해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몰입감을 높여주는 영화 모드 컷씬, 여러 분기점을 오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확인하는 과정은 꽤나 훌륭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몽땅 스킵 해버려도 문제는 없다. 그래도 스토리에 어지간히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면 한 번쯤 보기를 추천한다.

 

■ 속도감 있는 전투, 특색 있는 탐험과 던전

– 시점이 변경된채로 진행하는 던전 전투는 신선했다

– 다양한 스킬을 조합해 나만의 빌드를 찾는 재미가 존재한다

전투 과정은 상당히 빠른 템포로 이뤄진다. 스킬들은 직관적인 효과와 함께 빠르고 호쾌한 모션을 자랑한다. 조작 방식도 특정 적을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타깃팅 방식이다. 여기에 회피 키를 사용하면 지정한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이러한 사이클을 통해 회피와 공격을 번갈아가면서 적을 공략하는 액션 RPG 맛이 난다.

각 스킬마다 최고점을 뽑기 위해서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파, 절기, 강호 등으로 사용처가 명확히 나누어져 있다. 예를 들어 문파는 기본적인 적 공격에 사용하는 스킬, 절기와 강호는 특정 콘텐츠 진행이나 전투를 보조하는 역할로 사용하는 용도다. 언제든지 스킬을 교체할 수 있기에 본인이 원하는 빌드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를 생각하기 귀찮다면 ‘원버튼 연계’라는 기능이 존재한다. 활성화하면 기본 공격을 누를 경우 연계 가능한 스킬들을 알아서 사용한다.

던전도 인상 깊었다. 처음 입장했을 땐 단순히 등장하는 적들만 처치하기에 “별반 다르지 않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행 도중 족자 내부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시점이 횡스크롤 방식으로 변경됐다. 여기서 보스도 등장함과 동시에 상상하지 못했던 시점으로 전투를 진행했다. 이질감보다는 신선한 연출에 놀랐다. 실제 조작감도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다른 던전들도 다양한 기믹을 보유했다. 대부분 RPG에서 던전은 단순 레벨 업이나 스토리 진행, 재화를 파밍하는 용도에서 그친다. 역수한 던전도 용도는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진행에 있어 유저에게 신선함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보였다. 물론 던전 특성상 첫 플레이에만 그렇지, 반복 플레이 단계로 들어가면 질리기는 한다. 그래도 던전 내부에서 다양한 전투와 연출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탐험 요소도 무난하다. 해금되는 맵들을 돌아다니며 여러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사이드 퀘스트, 예상하지 못한 보물, 숨겨진 콘텐츠 등 파먹어볼 만한 요소가 많다. 실제로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홀린 듯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보통 오픈월드 게임에서 “여기를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면 반은 성공인데, 그런 호기심이 들도록 잘 유도했다.

 

■ P2W 없는 깔끔한 BM

– 확정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바타 상품

– 예상보다 많은 돈을 쓰는 맹독성 BM은 없었다

Pay 2 Win 구조는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대부분 RPG는 과금을 통해 강해지는 구조가 당연히 존재하고,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가 중요하다. 역수한은 글로벌 오픈 시점으로 봤을 때 P2W 요소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 과금은 오로지 치장 아이템에만 존재한다. 이 또한 유저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뽑기 형식은 없고 확정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흔히 있는 월정액 시스템으로 얻는 재화도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본인이 치장 아이템에 큰 관심이 없다면 아예 무과금으로 해도 지장이 없다. 일부 아바타는 아예 이벤트 참여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착한 BM이라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역수한은 나쁘지 않은 퀄리티를 보유한 무협 MMORPG다. 특히 단순 반복 스크립트만 내뱉는 NPC가 아니라 그 세계관을 구성하는 어엿한 등장인물로 느껴지는 구성이 킥이다. 아쉬운 로컬라이징 퀄리티와 직관성이 부족한 UI는 단점이지만, 스토리가 중요한 무협 RPG를 기대했다면 즐거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장점

ㆍ다양한 분기점을 제공하는 스토리

ㆍ준수한 커스터마이징 기능

ㆍ정직한 BM

단점

ㆍ아쉬운 로컬라이징 상태

ㆍ직관성이 부족한 UI

ㆍ스토리 관심 없다면 매력이 부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