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모바일, 첫 라방에서 “이건 반드시 다뤄주세요”


10대들의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모바일 MMORPG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유저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서비스 초기부터 제기된 여러 문제가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는 등 라이브 서비스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출시 100일을 맞은 7월부터 이진훈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디렉터 명의로 업데이트 노트를 올리며 변화를 예고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거의 없었다.

이때 8월 라이브 방송 소식이 유저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게임 서비스 이후 첫 직접 소통 자리인 라이브 방송은 아마도 청문회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게임에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고, 직접 해명이 필요한 운영상의 의문점도 많기 때문이다.

게임톡은 마비노기 모바일의 첫 라이브 방송에서 반드시 다뤄줬으면 하는 내용을 정리해 봤다.

 

■ 개선에 앞서 방향성 제시부터 필요한 전투 콘텐츠 이슈

- 무의미한 난이도 세분화로 피로도를 높인 어비스.
– 무의미한 난이도 세분화로 피로도를 높인 어비스.

마비노기 모바일도 여느 MMORPG처럼 전투가 핵심 콘텐츠인 만큼, 가장 문제 제기가 많은 것도 전투였다.

서비스 초기에는 콘텐츠 분량이 문제시됐다. 육성 시점에서는 괜찮지만 엔드 콘텐츠에 다다른 뒤가 문제였다. 심층 던전, 어비스, 사냥터와 결계, 검은 구멍을 반복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저 추가가 예정된 어비스 신규 난이도, 레이드 콘텐츠만이 희망이었다.

그런 바람이 무색하게도, 이어지는 업데이트도 부실했다. 어비스는 의미 없이 난도를 세분화해 피로도를 높였다. 지옥1, 2까지는 괜찮았으나, 지옥 3, 4, 5, 6, 7은 아무래도 선을 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로 추가된 레이드는 만듦새는 좋았으나 어시스트(자동 플레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 유저간 불화를 자아냈다.

- 각 능력치가 실제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불명확하다. 필자만 해도 스킬 위력을 잔뜩 올렸다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치명타로 전환하기도 했다.
– 각 능력치가 실제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불명확하다 “필자만 해도 스킬 위력을 잔뜩 올렸다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치명타로 전환하기도 했다”

전투의 기반이자 목표가 되는 육성은 어떤가? 게임에선 육성에 필요한 정보인 각종 능력치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며, 캐릭터 스킬, 룬의 효과도 적힌 것과 다르게 작동하는 일이 많다. 특히, 이런 콘텐츠는 과금과도 연관되어 있기에, 인게임 정보 만으로 돈을 쓴 플레이어는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았다.

확률에 의존하는 육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육성의 시작이 되는 룬 합성부터 그렇다. 필요한 룬은 정해져 있지만 테이블이 지나치게 방대해 원하는 룬을 얻기 힘들다. ‘정가’ 개념이 존재하기는 하나 최소 3주 이상 시간을 써야 해 피로도가 심하다.

테이블 내 확률이 동일함에도 실제로는 나오는 룬만 나오는 현상도 문제시된다. 많은 유저가 목을 매는 엠블럼 룬의 경우, 특히나 자주 나오는 ‘냉혹함’과 ‘굳건함’은 밈이 되었을 정도다.

룬을 다 갖춘 다음에도 룬 강화, 스킬 개조, 룬 재설정, 보석 세공, 펫 등 대부분의 전투력 강화가 확률에 의존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룬 합성과 비슷한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 현재 최강의 직업으로 떠오른 검술사. 치명타 확률/피해량과 관련된 패시브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 현재 최강의 직업으로 떠오른 검술사 “치명타 확률/피해량과 관련된 패시브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는 한편에선 직업간 밸런스로는 논쟁이 이어졌다. 유저들의 성화에 조정은 간간이 이뤄지고 있으나, 방향성에 있어서는 유저들의 바람과는 어긋나는 일이 많았다.

협동을 중시한 캐주얼 RPG를 지향했지만, 실제 게임은 여느 전투 중심 MMORPG와 다를 바 없었다. 자기 직업에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유저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성능이 좋은 직업과 관련해 격하게 대립하기 일쑤다.

6월 19일 ‘어비스로 이어지는 검은 구멍’이 추가되며 이런 대립은 심화됐다. 그동안의 전투 콘텐츠는 협동 위주라 좋은 직업이 있으면 클리어가 빨라지는 정도였지만, ‘어비스로 뚫린 검은 구멍’은 최초 클리어 파티만이 보상을 독식하는 경쟁 콘텐츠이기에 문제가 됐다.

때문에 현재 최상위 직업으로 손꼽히는 검술사는 과거 석궁사수보다 이미지가 더 좋지 않다. 앞서 말했듯 육성이 대부분 확률에 의존하기 때문에 좋은 직업으로 갈아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일단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투 콘텐츠 방향성부터 유저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은 무슨 의도로 이런 업데이트를 진행 중인 건지도 알기 어렵다.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개선 방안이 나와야 혼란이 덜하다. 단순히 어떤 문제가 있고 이걸 고치겠다는 걸로는 유저들의 불안을 종식하긴 어려울 거다.

추가로 많은 유저가 민감하게 여기는 확률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선에서 명확한 데이터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확률 문제는 빠르게 털고 가야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거다.

 

■ “판매 상품까지 이러면 안 되죠” 콘텐츠 퀄리티 이슈

- 큰 실망을 안겼던 여신강림 2장 '황야의 마녀'. 지금 보니 이 이미지는 완전 사기다...
– 큰 실망을 안겼던 여신강림 2장 황야의 마녀 “지금 보니 이 이미지는 완전 사기다”

마비노기에 이어 마비노기 모바일도 전투 외에 즐길 거리가 많은 걸 내세운 게임이다. 실제로 유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각각의 퀄리티에 있어서는 원작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크게 메인 스토리, 생활, 패션을 보자.

첫 메인 스토리인 여신강림 1장 ‘여신 모리안’은 오래 준비해 온 만큼 나름 괜찮은 시작을 보여줬다.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개로 이미 원작을 즐겨 본 사람에게도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정도였다.

반면, 반호르와 함께 추가된 여신강림 2장 ‘황야의 마녀’는 이벤트 스토리만도 못한 퀄리티로 지탄받았다. 황야의 마녀를 물리치고 반호르와 트리아나를 구한다는 내용을 억지로 늘린 정도라 내실이 부족했다. 2시간 대기를 강요하는 퀘스트에는 “내용도 없으면서 시간만 끈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데브캣이 이야기한 작지만 밀도 있는 스토리는 없었다.

이후 유저들의 메인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다른 콘텐츠의 퀄리티도 그런데 스토리에 제대로 힘을 쏟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 한 번에 한 칸씩만 진행되는 가공.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
– 한 번에 한 칸씩만 진행되는 가공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

생활은 벌여 놓은 건 많지만 깊이가 부족하다. 크게 채집, 가공, 생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종류는 많지만 쓸모 있는 건 극소수라는 문제점이 공존한다.

이중 ‘가공’은 마을에 있는 제작대마다 한 번에 하나씩 생산이 가능한 주제에 소요 시간은 길고, 이렇게 가공한 재료로 만드는 생산품은 대부분이 쓸모가 없다.

업데이트를 통해 나온 상위 생산품에 하위 생산품을 쓰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생산 레벨 올리기, 혹은 사냥에 쓰이는 포션이나 요리, 일부 강화 물약을 제외하면 생산품을 만들기보다는 재료를 온존하는 쪽을 택하는 유저가 많다.

그나마 의미 있는 생산품인 ‘의자’는 지나치게 채집 운에 의존한다. 핵심 재료인 마감재가 낚시에서 매우 낮은 확률로 낚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PC를 몇 날 며칠을 틀어놔야 겨우 몇 개 얻는 수준이다. 오죽하면 일평균 접속자 수를 유지하려는 꼼수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 개굴개굴 레이니 세트. 옆으로 매는 가방은 해제가 안 돼 백팩을 같이 매면 어색한 패션이 연출된다. 옆으로 매는 가방도 따로 제공했어야 하지 않을까?
– 개굴개굴 레이니 세트. “옆으로 매는 가방은 해제가 안 돼 백팩을 같이 매면 어색한 패션이 연출된다”

마지막으로 패션이다. 의상을 염색하고 조합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재미는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도 여전하다. 문제는 의상 퀄리티다. 종류가 적어 조합 가짓수도 많지 않은데, 그나마도 체형과 염색, 의상끼리의 조합에서 오류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획득에 유료 아이템이 필수인 전설 등급 패션 아이템에서조차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치마 안쪽을 일괄적으로 메워둔 것도 퀄리티 논란에 일조한다. 속옷 노출이 문제라 속바지로 표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시멘트를 부은 것처럼 가려두기만 했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모를까, 서비스 이후 잠수함 패치를 통해 메워진 의상도 있어 더욱 논란이 됐다. 이런 의상에는 전설 등급 패션 아이템과 같은 판매 상품이 포함돼 게임 외부에서도 이슈가 됐다. 1차 전설 의상 ‘코스믹 스타차일드’는 수정이 예고됐지만, 현재까지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의상 디자인에 의문을 갖는 유저도 있다. 이번 모험가 패스 의상인 개굴개굴 레이니 세트의 상의, 과거 이벤트로 배포한 피크닉 멜빵 유니폼처럼 옆으로 매는 가방이 포함된 의상이 그 대상이다. 로브 칸에 장착하는 백팩이나 크로스백은 이런 의상과 매치가 나쁘다. 의상 조합이 핵심 재미인 게임에서 이런 디자인을 내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게임의 퀄리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외에도 많다. 모두 적기에는 기사가 끝도 없이 길어지기에 대표적인 것만 고를 수밖에 없었다. 라이브 방송 역시 그런 문제를 모두 다루지는 못할 것이다. 적어도 여기서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는 빠짐 없이 해명하고, 개선 방안을 보여주길 바란다.

 

■ 8월 라이브 방송은 유저에 다가가는 첫 걸음

- 2025년 상반기 우수게임 선정에 감사 인사를 올리는 이진훈 디렉터의 캐릭터
– 2025년 상반기 우수게임 선정에 감사 인사를 올리는 이진훈 디렉터의 캐릭터

이 외에도 라이브 방송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 환경에서의 로딩 문제에 대한 명쾌한 개선안이 나왔으면 한다. 길드 마스터로서 강한 플레이 동기가 될 만한 길드 콘텐츠의 추가 계획도 듣고 싶다. 다른 유저들 역시 라이브 방송에서 이것만큼은 꼭 나왔으면 하는 게 있을 거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소통은 요즘 게임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다. 불통한 기간만큼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7월 초 이진훈 디렉터의 출사표에 이은 8월 라이브 방송은, 그런 깊은 골을 메우며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라이브 방송이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녹화 방송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마비노기 모바일이 성과만 좋은 게임이 아니라 유저에게도 즐거운 게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