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혈관 밀도로 심장 건강 예측… 낮으면 죽상경화 위험 3배↑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 · 양지명, 심장내과 이승환,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 · 양지명, 심장내과 이승환,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망막의 혈관 밀도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양지명, 심장내과 이승환,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팀은 가족력 등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고 안과 질환으로 망막 혈관 검사(광간섭단층혈관촬영·OCTA)를 받은 성인 12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을수록 관상동맥 칼슘 점수, 죽상반 존재, 혈관 협착 정도 등 죽상경화 지표들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죽상경화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상태다. 지속되면 심장과 뇌 등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다. 찌꺼기인 죽상반이 터져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구진은 특히 망막 표면 가까이에 모세혈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죽상경화의 강력한 예측 인자임을 확인했다.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보다 죽상경화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폐쇄성 관상동맥질환(관상동맥이 50% 이상 좁아진 상태) 위험은 약 2.9배, 중증 관상동맥질환(관상동맥이 70~90% 이상 좁아진 상태) 위험은 약 3.3배, 심한 혈관 협착 위험은 3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망막 혈관의 밀도가 낮다는 것은 전신적인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망막 혈관의 밀도는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장기는 침습적인 검사를 해야 혈관 상태를 볼 수 있지만 망막은 간단한 비침습적 촬영으로 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심혈관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활용될 가능성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윤영희 교수는 “무증상 성인에서 망막 혈관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 죽상경화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지 대규모로 분석한 데 의의가 크다”며 “망막 검사는 안과 진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심혈관질환 조기 선별의 새로운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환 교수는 “관상동백 죽상경화는 대부분 갑작스럽게 발생한다”며 “가족력, 생활 습관 등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거나 망막 혈관 밀도가 낮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 심장학(JAMA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