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혈관용 스텐트 그라프트 전문기업 바스노바(VASNOVA)가 환자 맞춤형 기술력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자적인 와이어 지지력 구조와 초정밀 그라프트 제작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혈관 치료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바스노바는 라틴어 바스큘라(VASCULA)와 노바(NOVA)의 합성어로, ‘혈관 치료의 새로운 혁신’이라는 기업 철학을 담고 있다. 대동맥류나 대동맥 박리 등 고난도 혈관 질환 치료에 필요한 스텐트 그라프트를 독자 기술로 개발·생산해 국내외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2030년 20% 이상 목표
2000년 울산대 의공학실험실에서 출발한 바스노바는 26년간의 기술 축적을 바탕으로 업계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해 12월 곽재오 대표(글로벌 의료기기 업계 25년 경력)가 취임한 뒤 R&D 중심의 혁신 경영 체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매출은 1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10.7%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혈관용 스텐트 그라프트 시장은 올해 333억 원 규모에서 2030년 467억 원으로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러시아, 홍콩, 베트남 등 6개국에 수출 중이며 2030년까지 18개국으로 수출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2031년에는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K-all’ 와이어 기술과 초정밀 직조 그라프트
바스노바의 경쟁력은 정밀한 기술력이다. 국내외 58건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SEAL 대동맥 스텐트 그라프트’는 기존 제품 대비 삽입 기구가 한층 얇아 시술 중 혈관 손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의료진이 보다 정밀하게 시술하도록 돕는다.
특히 ‘K-all’ 기술은 얇은 와이어를 서로 교차 엮는 독창적 구조로, 기존 두꺼운 와이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강력한 지지력을 확보했다. 환자에게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혈관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직조 기술을 활용한 초정밀 그라프트 제작으로 원통형·분지형(Y자) 혈관 구조에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시술 정확도를 높이고 재시술률을 낮추며 장기 개통성(혈류 유지 능력)을 높이는 등 환자 예후를 개선하고 있다.
복잡한 대동맥 질환에도 대응
바스노바는 최근 복잡한 대동맥 구조를 가진 환자에게 맞춤 적용 가능한 ‘SEAL 분지형 대동맥 스텐트 그라프트(Fenestration)’를 선보였다.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설계·제작되는 이 제품은 기존 기성품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도 높은 케이스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약 100건 이상의 시술을 통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입증했으며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스노바는 AI 기반 설계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환자 맞춤형 설계·검증 체계 도입을 준비 중이다. 복잡한 해부학 구조에서도 정밀하고 일관된 시술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며 수작업의 정밀도와 반자동화의 효율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조 체계로 생산 품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곽 대표는 “정확하고 정교한 기술력으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기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며 “AI 설계와 디지털 트윈, 스마트 제조를 도입해 환자 맞춤형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동맥을 넘어 심혈관, 뇌혈관 등 전 혈관 영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혈관 치료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