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갈아타기’ 꼼수 막는다…금융위, 판매수수료 7년 분할 지급 개편


금융위원회가 14일 정례회의에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을 위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글=최진희 기자,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14일 정례회의에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을 위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글=최진희 기자, 사진=연합뉴스]


[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당국이 그간 보험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보험 판매수수료 관리체계에 대해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 판매수수료의 과도한 선(先)지급 관행을 개선해 장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분급체계로 개편하고,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보험계약 유지율 제고 위해 판매수수료 분급 유도


우선 보험계약 초기에 대부분 집행되던 판매수수료를 분급하도록 했다. 기존 선지급 수수료 외에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유지·관리 수수료’를 신설해 보험설계사들의 계약 유지 관리 서비스 대가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계약유지 5~7년 차에는 ‘장기유지관리 수수료’도 추가로 지급해 계약 유지 기간이 길수록 설계사가 수령할 수 있는 수수료도 늘어나도록 설계했다.


실제 국내 25개월 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69.2%로, 싱가포르(96.5%)·일본(90.9%)·대만(90.0%)· 미국(89.4%) 등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특히 판매수수료 대부분이 선지급돼 설계사의 계약 유지관리 유인이 부족하고, 실적 달성을 조건으로 한 고액의 정착 지원금 등이 잦은 계약 갈아타기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판매수수료 분급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고, 수수료 중심의 과당경쟁을 줄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기존에 보험사에서 보험대리점(GA)으로 수수료를 지급할 때만 적용되던 ‘1200%룰’을 보험대리점이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한다. 1차 연도 수수료 외에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정착지원금, 시책 수수료 등도 모두 포괄해 수수료 한도를 산정할 방침이다.


다만 GA의 내부통제 조직·인력 등 운영비용은 월 보험료의 3% 내에서 1200%룰 적용 제외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지급으로 인한 설계사 등 판매채널의 차익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차익거래 금지기간을 현행 1년에서 보험계약 전 기간으로 확대한다.


소비자 알권리 강화 위한 판매수수료 정보공개 확대


소비자의 알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보험 판매수수료 정보 비교·공시와 비교·설명 의무 신설을 통한 정보공개도 확대된다. 이는 그동안 소비자가 수수료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고수수료 상품 위주의 영업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보험 판매수수료 공개는 IAIS(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에서 명시하고 있는 국제적 규범이다.


이에 따라 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 상품군별 판매수수료율 등을 비교·공시하고, 선지급·유지관리 수수료 등의 비중도 세분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500인 이상 설계사가 소속된 GA의 경우에는 상품 판매 시 GA가 제휴하고 있는 보험사의 상품 리스트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추천하는 상품의 수수료 등급과 순위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합리적인 판매수수료 관리체계 구축…순차적 시행


보험사 상품위원회가 보험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수 있도록 판매수수료 관리체계도 개편된다.


상품위원회는 상품 담당 임원, 준법감시인, 금융소비자 보호 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되며, 상품의 사업비 부가 수준 및 수익성 분석의 적정성,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 상품 운영 방안 전반을 심의·의결한다. 또 상품을 판매한 이후에도 기초서류의 적정성 등을 지속 점검해 상품 부적정 판단 시 판매 보류 및 중지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아울러 보험사가 설계사에 지급하는 선지급 수수료와 유지관리 수수료가 상품 설계 시 수수료 지급 목적으로 설정된 계약체결비용 이내에서 지급되도록 한도를 규정한다.


이번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은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3월부터는 판매수수료 비교공시, 상품위원회 기능 강화 및 차익거래 금지기간 확대 ▲GA 소속 설계사 1200%룰 확대 및 대형 GA 비교·설명 의무 강화는 올해 7월부터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은 4년 분급, 2029년 1월부터는 7년 분급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판매수수료 개편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강화된 계약 유지·관리 서비스를 받게 되고, 부당한 계약 갈아타기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보험설계사도 계약 유지관리 활동에 대한 보상이 강화돼 소득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기존에는 보험 설계사에게 계약 초기에 판매수수료를 집중적으로 몰아주다 보니 유지 관리보다는 신규 매출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신설되는 유지보수 수수료는 7년에 걸쳐 나눠 지급되는 방식이어서 보험 설계사 정착률이 높아지고, 계약 유지율 상승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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