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돼도 대부분 별다른 이상을 못 느낀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31861_33647_614.jpg?resize=600%2C450)
한때 간암은 ‘B형 간염의 그림자’처럼 여겨졌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시간이 흐르며 간경화로 진행돼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로였다. 하지만 최근엔 간암 양상이 변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예방접종과 치료로 바이러스성 간암은 감소하고 있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이 새로운 간암 위험 요인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흔한 대사 이상들이 간에 지방을 쌓기 시작했고, 그 지방간이 새로운 간암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대한간학회가 발표한 ‘NAFLD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30.3%다. 성인 10명 중 3명이 이미 지방간을 안고 살고 있다는 의미다.
간은 손상돼도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돼도 대부분 별다른 이상을 못 느낀다. 체중이 줄고 배가 더부룩하고 쉽게 피곤해지거나 황달과 복부 팽만감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간암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위험군이라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 → 6개월마다
-과거 간염 이력 또는 지방간이 있는 경우 → 1년에 한 번
최근에는 조영증강 초음파, 고해상도 MRI 등 영상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놓치기 쉬웠던 작은 간암과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치료 시기를 앞당기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늘린다는 의미다.
간암 치료는 암의 크기와 개수, 위치는 물론 간 기능과 전신 상태까지 모두 고려한다.수술로 암을 절제하거나 고주파 열치료(RFA)로 종양을 태워 제거하는 치료가 있다.
수술이 어려울 때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을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항암치료·면역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문제는 간암 환자 대부분이 이미 간 기능이 약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치료는 늘 암을 얼마나 공격할 것인가와 간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 사이의 균형 위에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간암은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각 전문 과가 지금 수술이 가능한지와 시술이 더 안전한지, 약물치료로 시간을 벌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운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재발 평가와 장기 추적 관리가 이어진다. 이 교수는 “간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전히 기본이다. 금주. 체중 관리. 지방간 개선과 정기 검진을 챙기길 권한다”며 “불필요한 해독제나 건강보조식품 남용은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준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