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척추와 구부러진 허리…척추측만증과 후만증은 어떤 차이?


몸의 중심축인 척추는 머리부터 골반까지 33개의 뼈가 정교하게 연결돼 신체 균형을 유지하고 체중을 지탱한다. 정상적인 척추는 옆에서 보면 완만한 S자 곡선을, 뒤에서 보면 일직선 형태를 이룬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나 성장기, 노화로 인한 변형이 생기면 척추는 제 기능을 잃고 휘어지거나 구부러진다. 대표적인 변형 질환이 ‘척추측만증(척추 옆굽음증)’과 ‘척추후만증’이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질환으로, 주로 성장기 청소년에게 많이 발생한다. 앞이나 옆에서 척추의 배열을 봤을 때 S자 곡선이 비정상적으로 틀어져 한쪽으로 기울거나 회전된 형태를 띤다. 자세 불균형이나 어깨높이 차이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변형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면 척추후만증은 옆에서 봤을 때 등이 비정상적으로 뒤로 굽어지는 질환으로,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난다. 허리가 앞으로 굽은 채 자세가 굳어지면서 통증이 생기고 보행이 불편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십 년 동안 쪼그린 자세로 일하거나 주방·농사 등 반복적인 전방 굴곡 자세를 유지한 경우 후만 변형이 심해질 수 있다.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이준호 병원장은 “척추측만증과 후만증은 단순한 자세의 문제가 아니라 척추의 구조적인 변형에서 비롯된 질병”이라며 “방치하면 변형이 심화해 통증뿐 아니라 신경 압박으로 인한 다리 저림이나 보행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 변형을 방치하면 통증뿐만 아니라 신경 압박이 심해져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척추 변형을 방치하면 통증뿐만 아니라 신경 압박이 심해져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노년층에서 흔한 퇴행성 척추측만증과 퇴행성 척추후만증은 척추의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허리뼈가 한쪽으로 휘어지면서 척추관 협착증과 함께 다리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퇴행성 척추후만증은 허리 뒤쪽 근육이 약화되고 추간판이 무너지면서 등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두 질환 모두 골다공증이 동반되면 변형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함께 X선 촬영으로 척추 배열과 변형 정도를 확인하고, 신경 증상이 있으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병행한다. 청소년의 경우 성장기 변화 속도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우고, 노년층은 통증 조절과 자세 교정, 근력 강화를 중심으로 접근한다. 치료는 비수술적 방법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물리치료,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ESWT) 등이다. 특히 나누리병원에서 진행하는 에스마(ESMA) 치료는 통증 감소와 척추 근육의 기능 회복에 효과적이다. 또 메덱스(MDEX)나 바이오덱스(BIODEX)와 같은 첨단 재활 장비를 이용한 운동 치료를 통해 척추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척추의 변형이 심해 보존적인 치료로는 효과가 부족할 땐 ‘척추 변형 고정술’을 고려한다. 이는 특수 나사못과 교정용 지지대를 이용해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고난도 수술로, 변형 부위를 정렬해 신체 균형을 회복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이준호 병원장은 “척추 변형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라며 “청소년기는 정기적인 척추 검사로, 노년층은 바른 자세와 근육 강화 운동으로 예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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