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아이가 학교 시력검사에서 우연히 근시 진단을 받았습니다. 안과에서 소아근시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자꾸 안경을 벗어버리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려 합니다. 특히 학교에 있는 동안은 제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더욱 걱정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다른 관리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요?
의사의 한 마디:
대치연세안과 남상민 원장

아이가 근시 치료를 거부하면 부모의 걱정은 커집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상담이에요. 대부분의 아이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런 거부 반응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치료를 거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됩니다. 첫째는 물리적 불편감입니다. 새로운 것을 착용할 때 이물감이 느껴지고, 적응 과정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거예요. 둘째는 심리적 부담감입니다. 또래와 다르게 보이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죠.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친구들의 시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관리의 복잡성이에요. 매일 새로운 루틴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아근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입니다. 소아근시는 진행성 질환으로 성장기 동안 계속 악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치료를 중간에 그만두거나 불규칙하게 진행하면 억제돼 있던 근시 진행이 갑자기 빨라지는 리바운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아이의 성향과 생활 패턴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야 합니다. 드림렌즈로 불리는 각막굴절교정렌즈는 수면 중 착용하는 제품이에요. 낮에는 안경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초기 이물감 때문에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걸립니다. 아트로핀 점안액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근거리 시력 저하나 눈부심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낮에 착용하는 마이사이트 원데이 같은 일회용 소프트렌즈도 많이 처방하고 있습니다. 시험 착용이 용이해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착용 및 피팅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하드렌즈와 달리 당일 피팅이 가능하고 관리가 간편해 순응도가 높은 편이에요. 각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 7~10세는 근시 관리의 골든타임입니다.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서 꾸준히 유지하면 고도근시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여름방학처럼 시간 여유가 있을 때가 아이에게 맞는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아이가 충분히 적응할 수 있고, 부모도 밀착 관리를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