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받아도 그대로인 허리 통증, 재수술 아닌 ‘추간공확장술’로 해결


추간공 넓혀주는 비수술법이 대안

부분마취로 시간 짧고 회복 빨라 


척추 수술을 받더라도 허리 통증이 남거나 다른 부위에 통증이 생겨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척추 수술을 받더라도 허리 통증이 남거나 다른 부위에 통증이 생겨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을 받았어도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거나 오히려 통증이 새로 생긴 환자도 적지 않다. 이런 현상을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는 수술 실패가 아닌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며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의 협착과 유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남아 있던 디스크가 다시 탈출하거나 수술 중 발생한 조직 손상으로 인한 염증 반응 또는 척추 후관절의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수술 부위 유착으로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면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수술 과정에서 주변 근육이 약해지고 척추의 하중이 비정상적으로 분산되면 수술 부위와 인접한 뼈마디에 새로운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척추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요추만 하더라도 다섯 개의 뼈마디마다 양쪽에 위치한 추간공을 통해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데, 몇 번째 마디의 어느 부위가 눌렸느냐에 따라 통증의 부위와 양상이 달라진다. 허리와 엉덩이뿐 아니라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나 둔한 통증부터 칼로 베이는 듯한 예리한 신경통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신경 통로 추간공의 협착·유착이 주원인


특히 수술 부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위아래 인접 마디에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을 통해 강하게 고정된 마디가 척추의 운동성과 정상적인 하중 분배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치료에 앞서 세밀한 검사와 진단이 필수적이다. 환자가 과거에 어떤 종류의 수술을 받았는지, 그 이후 어떤 증상이 새로 생겼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수술 부위와 인접 뼈마디를 함께 확인해야 정확한 질병 발생 위치를 찾을 수 있다.


만약 척추 불안정증이 심하거나 디스크의 마모와 손상이 광범위해 디스크 간격이 완전히 좁아진 경우, 수술 부위에 더해 인접 마디까지 함께 고정하는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협착·유착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신경 주위의 염증이 주된 원인으로 판단될 땐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그 대표적인 치료법이 ‘추간공확장술’이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을 직접 넓혀주는 치료다. 시술 과정은 크게 두 단계다. 먼저 꼬리뼈 쪽에서 경막외 카테터(가느다란 관)를 삽입한 후 척추관을 따라 추간공의 병변 부위로 접근해 약물을 전달하고, 플라스틱 관의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유착된 조직을 박리한다.


그런 다음 옆구리 방향에서 특수 기구를 이용해 추간공 내·외측의 두꺼워진 인대를 절제하고 공간을 확장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신경 가지와 혈관, 자율신경의 압박이 해소되고 염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배출되면서 통증의 기계적·생화학적 원인이 제거된다.


추간공확장술로 통증 원인 정확히 공략


무엇보다 뼈나 근육을 직접 절제하지 않으므로 출혈과 근 손실이 적고 흉터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부분마취로 진행하며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 고령이거나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며 “수술 후 통증이 남거나 새로 생긴 통증이라도 모두 재수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 신경이 눌려 있는 부위만 정확히 공략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