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노화 탓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대기오염, 실내 건조한 환경까지 겹치면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안구건조증이 흔히 나타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막의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눈물의 양이 줄거나 지나치게 빨리 증발하는 경우다. 눈물막은 각막을 보호하고 시야를 선명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기능이 약해지면 눈에 이물감이나 작열감, 눈부심, 뻑뻑함이 나타난다. 각막이 손상되거나 감염 위험이 커지고, 심하면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치료는 생활환경 개선과 인공눈물 사용이 기본이다. 특히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이 권장된다. 염증이 동반된 경우엔 항염증제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안구건조증 환자의 80% 이상에서 마이봄샘 기능 장애가 확인된다”며 “눈가에 40도 정도의 따뜻한 찜질을 하면 기름층 분비를 돕고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면 눈에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다. 평소 자주 휴식을 취하면서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염이 심한 날엔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약 개발도 활발하다. 김 교수는 최근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RCI001’의 연구개발에 참여해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김 교수는 “향후 임상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해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