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이후 시력 불편을 느끼는 많은 사람은 이를 자연스러운 ‘노안’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거나 초점 전환이 느려지는 변화가 노안의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더원 서울안과 김석한 원장(사진)은 “진료실에서 이런 시력 변화는 노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야가 전반적으로 흐릿해지거나 밝은 빛에서 눈부심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노안백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안백내장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초점 조절이 어려워지는 노안과 수정체 자체가 혼탁해져 빛의 투과가 감소하는 백내장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다. 노안이 주로 근거리 시야의 불편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반면, 백내장이 동반되면 거리와 관계없이 시야 전반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글씨를 크게 보아도 또렷하지 않거나 밝은 환경에서 오히려 더 침침하게 느껴진다면 노안백내장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볼 수 있다.
김 원장은 “안경 도수를 바꿔도 시야가 만족스럽게 개선되지 않거나 야간 운전 시 불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정체 혼탁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야의 질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상태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노안백내장의 발생에는 나이 증가가 중요한 요인이지만 진행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전신질환,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사용, 자외선 노출, 장시간 근거리 작업 환경 등은 수정체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노안백내장이 확인되면 치료 시점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진다. 노안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시야 흐림과 눈부심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김 원장은 “다만 수술 여부는 단순히 나이나 진단명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시야 불편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시각 기능 저하가 어느 정도인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한다”고 했다.
수술 후에는 시야가 맑아지면서 전반적인 시각적 불편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다만 수정체가 바뀌면서 초점 활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응 과정은 개인의 기존 시력 사용 습관과 눈 상태에 따라 다르다. 대개 일정 기간을 거치며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다.
노안백내장은 노안으로 시작된 시력 변화가 수정체 혼탁과 맞물리며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에서의 불편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야 전반의 선명도 저하와 눈부심으로 이어진다. 이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단순한 노안과 노안백내장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