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 저하에 심한 통증까지…60세 넘어 발생하면 더 치명적


6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 수는 34만2359명으로, 10년 전인 2015년(23만3920명) 대비 46.4%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평균 증가율(14.5%)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전체 환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5년 35.1%에서 2024년 44.9%로 10%p 가까이 상승하며, 대상포진이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강원) 배홍 원장은 “면역 저지선이 약해진 고령층에게 대상포진 후 합병증은 장기적인 신체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고위험 요인이므로 적기 치료와 예방 등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를 틈타 재활성화하면서 발생한다. 평소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지만, 면역력이 임계점 아래로 떨어지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고령층은 노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어 젊은 층보다 발병 위험이 높다.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유사한 오한과 발열이 나타나거나 몸의 한쪽 부위가 저리고 쑤시는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3~7일 지나면 신경을 따라 여러 개의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물집은 10~14일에 걸쳐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며 아문다. 만약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에 이를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할 경우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신경 세포 자체를 파괴하며 증식하기 때문에 통증의 강도가 매우 심하다. 대상포진이 고령 환자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는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의 위험성 때문이다. 면역 반응이 느린 60세 이상은 신경 손상이 더 광범위하게 발생하며, 피부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해당 부위에 수개월에서 수년간 통증이 이어진다. 60대 환자의 약 60%, 70대 환자의 약 75%가 이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백신 접종해 발생 억제하고 신경통 합병증 방어해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칼로 쑤시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이상 감각, 머리카락이 닿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과도한 통증을 느끼는 통각 과민 현상이 동반된다. 이런 만성적인 통증은 단순한 고통을 넘어 우울증을 유발하고, 신체적·심리적·사회적 곤란을 초래하는 등 노년기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대상포진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고 확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발진의 치유를 앞당기고 급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발병 자체를 차단하는 예방이다. 새로 나온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이나 질환·치료로 면역력이 저하된 18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배홍 원장은 “고령사회에서 대상포진은 발병 후의 사후 치료보다 사전 예방의 실효성이 훨씬 큰 질환”이라며 “백신 접종은 발생 자체를 억제하고 치명적인 신경통 합병증을 방어할 수 있는 만큼 건강한 노후를 위한 필수적인 건강 관리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