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에서 자꾸 로스트아크 시즌1이 보이네

엔씨소프트 아이온2. (사진= 문원빈 기자)
엔씨소프트 아이온2. (사진= 문원빈 기자)

“로스트아크 시즌1에서 불편했던 것들이 거의 다 있네”

엔씨소프트 ‘아이온2’가 MMORPG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오랜만에 만끽하는 MMORPG의 재미에 많은 유저가 아이온2의 롱런을 응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제기되는 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소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게임톡 기자들도 아이온2에 전념 중이다. 슬슬 성역 콘텐츠를 바라보는 2800레벨 이상 선발대 유저들과 비교하면 느린 편지만 업무 외 시간을 모두 아이온2에 쏟아내며 시공의 균열을 졸업하고, 불의 신전 정복까지 공략했다.

아이온2가 워낙 화제로 떠오르니까 주변 지인들도 “아이온2가 정말 재밌어?”, “재미없는데 업무 때문에 붙잡고 있는거야?”라는 질문을 던진다. 일주일 전에는 “재밌는데 조금 불편하다”라고 답했다. 2000레벨 이상 달성한 이후에는 “분명 재밌는데 계속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개선하는지에 따라 결정할 것 같다”는 답변으로 바뀌었다.

동료들의 콘텐츠 진도를 따라가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천천히 하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유저들도 있다. 그러나 아이온2는 PvP를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게임이다. 시공의 균열로 침공한 누군가에게 내 캐릭터가 처참히 죽으면 마음이 아프다. 어비스 포인트를 대량 획득할 수 있는 어비스 회랑을 확보하기 위해선 종족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다른 게임보다 자신의 성장 진도가 느려지면 조급해지는 이유다.

또한 아이온2를 즐기면서 계속 로스트아크 시즌1이 떠올랐다. 혹여나 오해할까 봐 다시금 강조하면 시즌1이다. 시즌2와 군단장 레이드 시기에 로스트아크를 입문한 유저가 많을 텐데 시즌1과 시즌2의 로스트아크는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

시즌1도 아크라시움 성장 체계인 오픈 초기와 강화 성장 체계로 전환된 욘 지역 이후로 구분된다. 아이온2는 욘 지역 출시 이전 로스트아크를 연상케 한다. “정말 7년 전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前 로스트아크 디렉터가 엔씨에서 아이온2를 만들었나”라고 느껴질 만큼 유사점이 많다.

기자만의 소감이 아니었다. 로스트아크 론칭 버전을 체험한 지인들도 비슷한 감상평을 내놨다. 다시 말하자면 로스트아크도 시즌1에서 점점 발전했듯이 아이온2도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다. 차라리 로스트아크처럼 오픈 베타로 나왔으면 좋았겠다는 의견도 보인다.

아이온2와 로스트아크 시즌1의 유사점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쉴 수 없는 콘텐츠 스케줄

슈고 페스타 → 시공의 균열 → 필드 보스 → 각종 콘텐츠를 즐기면 쉴 틈이 없다. (사진= 문원빈 기자)
슈고 페스타 → 시공의 균열 → 필드 보스 → 각종 콘텐츠를 즐기면 쉴 틈이 없다. (사진= 문원빈 기자)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로스트아크 초창기에는 특정 시간에 나타나는 필드 보스, 카오스 게이트, 모험 섬, 항해 콘텐츠로 게임을 떠날 수 없었다.

특히 슬라임 아일랜드, 칼트헤르츠, 포르페 등 특정 시간마다 등장하는 모험 섬을 섬의 마음을 얻으려고 스케줄을 체계적으로 계산하며 게임에 살다시피 했다.

아이온2도 마찬가지다. 1시간마다 등장하는 슈고 페스타, 4시간마다 등장하는 시공의 균열,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필드 보스로 스케줄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필드 사냥의 효율이 너무 좋은데 자동 사냥이 없으니까 게임을 떠날 수가 없다.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으로는 게임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아이온2는 로스트아크와 달리 모바일이라는 대체 수단이 있지만 게임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다. 로스트아크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제 콘텐츠의 개선을 거듭했는데 아이온2는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시공의 균열, 유령선

허리띠를 강화하기 위해선 시공의 균열이 필수다. (사진= 문원빈 기자)
허리띠를 강화하기 위해선 시공의 균열이 필수다. (사진= 문원빈 기자)

아이온2 시공의 균열은 초창기 로스트아크 유령선 입장 방식과 동일하다. 인원 수가 제한되어 수많은 대기자 중 일부만 입장할 수 있었다. 시공의 균열도 마찬가지다. 차원문마다 인원이 제한되어 허탈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더 많다.

유령선과 시공의 균열의 차이점이라면 PvP와 내실의 비중이다. 유령선은 단순히 협동해서 유령선을 제거하고 재화를 얻는 콘텐츠다. 반면 시공의 균열은 PvP 환경 속에서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내실을 챙겨야 한다. 입장하지 못해도 문제이지만 입장했을 때의 스트레스도 꽤나 크다. 

엔씨는 아이온2를 PvE 중심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투력 300 가량 상승하는 내실 콘텐츠가 PvP에 엮인 구조는 다소 모순이다.

스펙을 포기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엔씨의 코멘트가 맞다. 하지만 1000레벨 던전 파티 모집 커트라인이 1600레벨 이상이다. 높은 모집 커트라인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어떻게든 스펙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엔씨가 아니라고 해도 유저들이 PvP를 필수로 여기는 이유다.

아이온2 론칭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시공의 균열 관련 불만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시공의 균열 스트레스로 게임을 떠나거나 서브 캐릭터 육성을 망설이는 유저도 많다. 엔씨가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 관전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

 

■ 불편한 파티 모집 및 콘텐츠 진입

파티 모집 UI, UX 개선도 시급하다. (사진= 문원빈 기자) 
파티 모집 UI, UX 개선도 시급하다. (사진= 문원빈 기자) 

론칭 시절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가디언 토벌 콘텐츠를 진행할 때 게시판까지 이동해서 파티원을 모집하는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모집 UI에서 파티원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아이온2의 원정의 경우 어디서든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로스트아크만큼 불편하진 않지만 불편한 감성은 비슷하다. 그러나 파티원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선 10초 쿨타임을 기다려야 하는 등 곳곳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  

특정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는 ‘슈고 페스타’가 있다. 어떤 것을 즐기고 있다가 슈고 페스타 지역으로 이동하고 끝나면 다시 콘텐츠를 했던 장소로 일일이 이동해야 한다. 

파티 모집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UI, UX가 불편하다. 엔씨도 이를 공감해 PC 버전 UI 전면 개선을 예고했는데 만족할 만한 완성도로 구현되길 바란다.

 

■ 모코코 찾기, 주신의 흔적 찾기

모코코를 연상케 만든 주신의 흔적. (사진= 문원빈 기자)
모코코를 연상케 만든 주신의 흔적. (사진= 문원빈 기자)

로스트아크와 아이온2의 필드 내실 콘텐츠다. 다만 모코코는 쿼터뷰 게임 시점으로 X, Y 축으로만 배치됐다면 주신의 흔적은 Z 축까지 확장되어 공중과 수중에도 숨겨져 있다. 주신의 흔적을 찾는 난이도가 더 높은 셈이다.

문제는 주신의 흔적을 얼마나 모았는지, 어떤 지역을 찾아야 하는지 알기 위해선 대도시 마을 석상을 방문해야 한다. 이마저도 지역 구분이 애매해서 공략을 보면서도 어디가 비었는지 묻는 유저들이 많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캔 탐색처럼 주신의 흔적도 캐릭터가 가까이 다가가면 알람이 울리거나 특정 표시가 나타나면 조금 더 수월했을 텐데 아쉽다.

주신의 흔적 외에도 황금 상자는 히든 큐브, 항해에서의 스킬 포인트는 시공의 균열에서의 데바니온 노드 포인트 등 다양한 내실 요소에서 유사점이 보이고 있다.

 

■ PvP, PvE 구분 없는 스킬 계수

스킬 계수를 비롯한 각종 수치에 PvP, PvE 구분이 없다. (사진= 문원빈 기자)
스킬 계수를 비롯한 각종 수치에 PvP, PvE 구분이 없다. (사진= 문원빈 기자)

로스트아크도 PvP와 PvE의 스킬 계수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시즌2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으로 스킬 계수가 구분되고 밸런스 패치를 진행할 때 PvP와 PvE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PvP를 전혀 건들지 않아도 되는 로스트아크에서도 구분이 됐는데 PvP가 강제적인 아이온2가 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넌센스다. 각 콘텐츠를 주력으로 즐기는 유저들이 밸런스 패치를 요청했다. 엔씨도 이를 공감해 각 클래스의 밸런스를 전면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PvP와 PvE의 클래스 성능 차이가 명확한 만큼 밸런스 패치 전에 스킬 계수를 구분해 밸런스 조정 후에도 각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구조를 우선적으로 형성할 필요가 있다.

 

■ 장비 계승 시스템 부재

새로운 장비를 얻을 때마다 새로 강화와 각인을 해야 한다. (사진= 문원빈 기자)
새로운 장비를 얻을 때마다 새로 강화와 각인을 해야 한다. (사진= 문원빈 기자)

아이템 강화 계승 시스템은 MMORPG의 트렌드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스트아크도 시즌2에서 아이템 계승을 도입했고 던전앤파이터도 100레벨 시즌 계승 시스템으로 호응을 받았다.

아이온2는 로스트아크 초창기처럼 계승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PvP(천부장), 원정, 제작 아이템 등 성장을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수시로 교체하는 구조인데 계승 시스템이 없으니까 15강 이상 강화를 도전하려면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물론 강화된 장비를 추출하면 강화석은 돌려주지만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키나가 만만치 않다. 

 

■ 부활의 정령석 부족 현상

1개당 약 2000원에 판매되는 부활의 정령석. (사진= 아이온2)
1개당 약 2000원에 판매되는 부활의 정령석. (사진= 아이온2)

현재 대다수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부활의 깃털’을 수천 개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부활의 깃털 1개가 소중했던 시절이 있었다. 가디언 토벌을 진행할 때 거점 부활을 클릭한 유저로 채팅창에서 싸우는 일이 빈번했다.

아이온2 부활의 정령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해도 패턴이 겹치는 등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으니까 부활의 정령석이 줄줄이 소모된다. 부활의 정령석이 개당 2000원로 판매하니까 계속 사용하면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파티의 스펙 커트라인이 높아지고 라이브 방송에서 보상으로 요청하는 채팅이 난무하는 이유다.

11월 26일 아이온2 라이브 방송

나열한 요소 외에도 과거 로스트아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문제는 이미 로스트아크가 시행착오라며 개선한 요소들이다. 레퍼런스가 있는 만큼 미리 체크해서 반영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에 따라 아이온2의 과제는 로스트아크가 7년 동안 게임을 다듬었듯이 부족한 편의성과 유저들의 스트레스 요소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불편한 UI, 어비스 RvR의 캐릭터 렌더링 문제, 강제적 PvP 내실 요소, 과도하게 많은 재화를 요구하는 성장 체계, 현대인들에게 어울리지 않은 콘텐츠 스케줄, 백어택 판정 범위 표시, 내실 서버 공유화, 스킬 프리셋 등 아이온2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쌓여 있다.

게임이 불편해도 많은 유저가 아이온2를 즐기는 이유는 아이온2만의 매력이 뚜렷하고 아직은 재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저들은 그 재미만 바라보며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이온2 뿐만 아니라 기존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던전앤파이터는 성장 시즌 당시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자 박종민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총괄 디렉터가 중천 시즌 대격변으로 간신히 부활시켰다. 로스트아크도 시즌1의 실패를 인정한 금 디렉터는 시즌2로 체질 개선에 나섰고 다행히 그 노림수가 통하면서 한국 대표 MMORPG로 성장했다.

그 관점에서 엔씨는 “정말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남준 엔씨소프트 아이온2 개발 PD도 유저 소통에 진심이다. 론칭 이후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고 수시로 라이브 방송과 개발자 노트로 개발 상황을 전하고 있는데 그의 진심이 게임의 롱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이온2의 미래에 많은 게이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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