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허리를 굽히기 힘들 정도로 뻣뻣하거나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면 단순한 수면 자세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기지개를 켜도 쉽게 풀리지 않고, 매일 같은 부위가 반복해서 불편하다면 퇴행성 디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는 본래 수분과 탄력을 갖고 있어 쿠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분이 빠지고 탄력이 줄어들면서 납작해지고, 이로 인해 척추 마디 간격이 좁아진다. 그 결과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아침 시간대 통증과 뻣뻣함이 두드러진다.
퇴행성 디스크는 단순 염좌와 달리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고, 허리를 숙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증상이 심해진다. 방치할 경우 엉덩이·허벅지·다리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으로 번질 수 있으며, 만성 요통이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진행할 위험도 크다.
주안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정승영(신경외과) 원장은 “아침마다 허리가 뻐근한 이유는 수면 중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 관절이 굳기 때문”이라며 “한 시간 정도만 앉아 있어도 경직이 생기는데, 밤 동안 평균 7~8시간 누워 있다 보니 아침에는 평소보다 훨씬 뻣뻣해져 통증이 극대화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퇴행성 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침의 뻣뻣함은 낮 동안 활동하면서 혈액순환과 체온 상승이 이뤄지며 점차 완화된다. 다만 퇴행성 디스크에 의한 통증은 호전되기보다 악화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영상 검사를 통해 디스크 높이와 신경 압박 여부를 확인하고, 증상 정도에 맞는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한다. 초기에는 약물·물리·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신경 압박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기상 직후 허리 통증이나 뻣뻣함을 줄이려면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갑작스럽게 허리를 젖히거나 무리하게 구부리는 동작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동작을 천천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정 원장은 “기상 직후에는 디스크와 근육이 경직된 상태이므로 무리한 동작보다는 호흡에 맞춰 5~10분 정도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가 허리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기상 직후 허리 통증 줄이는 스트레칭
1. 무릎 당기기 스트레칭
-바르게 누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천천히 가슴 쪽으로 끌어안는다.
-15초간 유지 후 반대쪽도 반복한다.
2. 고양이-소 자세(척추 스트레칭)
-네발로 기는 자세에서 숨을 들이마시며 허리를 아래로 내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숨을 내쉬며 등을 천천히 위로 말아 올린다.
-동작을 5~10회 반복한다.
3. 무릎 세우고 좌우로 흔들기
-바르게 누워 무릎을 세운 뒤 두 다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