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만성 안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 상승과 연관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에 속함에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 수치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형태의 녹내장이다. 단순 안압 검사만으로는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워, 정기 검진 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녹내장을 안압 문제로만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형태의 녹내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신경으로 향하는 혈류 공급이 충분하지 않거나, 시신경 자체가 압력 변화에 민감한 구조를 가진 경우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저혈압, 혈압 변동이 큰 경우, 수면 중 혈압 저하, 말초 혈관 이상 등도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수치보다 시신경의 구조적·혈관적 특성이 더 중요한 질환으로 해석된다.
증상은 일반적인 녹내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에는 시야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질환이 진행되면서 주변 시야부터 서서히 좁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중심 시야는 비교적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이상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압 측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야 검사, 시신경 단층촬영(OCT), 시신경 유두 검사 등을 통해 시신경 손상 여부와 진행 속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이 의심될 때는 시신경의 미세한 변화와 시야 결손 패턴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치료의 목적은 안압을 개인에게 안전한 수준까지 낮춰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데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해서 치료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진행 억제를 위한 관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치료 방향은 환자의 시신경 상태와 질환 진행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통증이나 급격한 시력 저하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자각이 어렵다. 이 때문에 안압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녹내장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시야 변화가 미미하더라도 시신경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정밀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녹내장은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기 어려운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은 수치가 아닌 구조와 변화의 흐름을 기준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녹내장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