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이 강한 여름이 지나면 검버섯·흑자 등의 노인성 색소 질환의 발생 위험성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의학저널에 발표되는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성 반점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자외선 외에 대기오염도 일정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은 미세먼지, 오존, 질소화합물, 이산화황 등이 대표적이다. 주름 발생의 경우 대기오염보단 자외선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일상에서 흔히 검버섯이라고 말하는 노인성 반점은 크게 검버섯과 흑자로 구분한다. 이 둘은 차이점이 있다. 검버섯은 피부 표피에서 겉 방향으로 자라고, 흑자는 안으로 증식한다. 손으로 만져보면 검버섯은 약간 솟아오른 느낌을 주는 반면에 흑자는 평평하게 느껴진다. 다만 구별이 힘든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자가 진단은 금물이다.
검버섯은 피부 표피의 각질형성 세포로 구성된 색소성 양성종양이라는 점 외에도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검버섯의 지름은 1㎜에서 몇 ㎝까지 다양하며 계속 자랄 수 있다. 둘째, 검버섯은 얼굴이나 손등, 팔과 같이 노출된 피부에 잘 생기므로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유전적인 소인과 피부의 면역물질 등 다양한 요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한번 생긴 검버섯은 자외선 노출을 줄이거나 차단해도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셋째, 검버섯은 오래될수록 색깔이 진하고 두꺼워지며 표면은 기름기 있는 ‘인설(피부에 하얗게 생기는 가루)’, 부스럼 딱지 등의 모양으로 덮인다. 그래서 ‘지루(脂漏)’라는 이름이 붙는다. 검버섯의 다른 이름이 ‘지루각화증’이다. 넷째, 얼굴 검버섯보다 손등 검버섯의 치료 난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레이저를 피부에 쬐면 미세한 상처가 났다가 회복하면서 치료된다. 손등 피부는 얼굴 피부보다 피지 분비가 적어 자외선에 취약하고 상처 회복이 더딘 편이다.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김영구 대표원장은 “자외선과 대기오염은 일 년 내내 색소 침착 같은 피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꼼꼼한 세안으로 오염 물질을 잘 제거해줘야 한다”며 “이와 함께 검버섯, 흑자 등의 색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레이저 치료 등을 받는 게 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