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과음 쌓이면 고관절 혈류 막혀 뼈 썩어


연말이면 바빠지는 게 술자리다. 반가운 자리들이 이어지며 들뜨지만 과음이 반복될수록 간뿐 아니라 뼈에도 보이지 않는 손상이 켜진다.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걷기가 불편해지거나 허벅지 안쪽이 묵직하게 아프다면 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허벅지뼈 윗부분(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서 뼈 조직이 서서히 괴사하는 질환이다.


초기엔 거의 아프지 않거나 근육 피로감 정도로만 느껴져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 뼈가 약해지고 주저앉듯 함몰되며 관절 구조 전체가 무너져 보행이 어려워진다.


특히 중년 남성에게 흔하지만 최근엔 잦은 회식과 음주가 이어지는 직장인에서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음이 뼛속 지방세포를 비정상적으로 증식시켜 혈류를 차단하고 뼈 괴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의정부 연세고든병원 관절외과 강진석 대표원장.
연세고든병원 관절외과 강진석 대표원장.


의정부 연세고든병원 관절외과 강진석 대표원장은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외상, 혈관 질환도 주요 원인이지만 술이 쌓이는 영향이 의외로 크다”고 말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통증 위치와 양상이 비교적 특징적이다.


-계단 오르기·쪼그리기 등 고관절 굽힘 동작에서 불편감 

-통증이 허벅지 앞쪽에서 사타구니(서혜부)로 퍼지는 느낌

-걸을 때 다리가 짧아진 듯한 감각

-절뚝거림(파행)


진행된 단계라면 손상된 대퇴골두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바꾸는 고관절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


강진석 대표원장은 “이 수술은 무너진 관절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복원해 다시 걷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며 “과거엔 고령자에게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엔 수술 기법과 재질이 발전하면서 비교적 젊은 층도 활동 범위를 넓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수술 후 재활, 체중 관리, 음주 절제, 관절 과부하 방지 등 생활습관 관리는 필수다.


강 원장은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초기에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처럼 술자리가 많은 시기에는 허벅지·사타구니 통증 변화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걸음이 불편해지면 즉시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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