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내년부터 시행될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에 따른 기대감으로 은행주의 배당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번 돈을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별도로 분리해 과세하는 제도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포함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내년 사업분부터 고배당 상장기업의 주식 배당소득에는 최고세율이 30%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현재는 배당·이자소득의 합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종합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은 배당성향 40% 이상 기업(우수형)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배당을 늘린 기업(노력형)이다.
은행주, 수혜업종으로 부상…기관 투자자 연일 순매수
은행주가 수혜업종으로 부상하면서 실제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은행주 매수세도 연일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주 은행주는 3,9%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4.4%와 비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특히 최근 들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에 대한 기관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는 KB금융을 지난 10월24일부터 12월4일까지 35거래일 동안 연속 순매수해 누적 순매수 금액이 774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관 순매수 1위인 SK하이닉스(3조3282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4299억 원·4위), 하나금융지주(1933억 원·12위), 우리금융지주(1700억 원·16위)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증권가에선 은행들이 4분기 결산 배당을 조정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인 ‘노력형’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 평균 주주환원율은 41.3%, 배당성향은 25% 정도로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추가 부담이 제한적”이라며 “배당성향을 종전 대비 2∼3%포인트만 높여도 요건을 충족하게 돼 정부 정책 효과가 가장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당성향 25% 기준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전년 대비 배당 증가율은 각각 19.4%, 19.9%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주 투자 적기…단기 선호주는 KB금융·신한지주”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은행들이 2025년 총배당성향을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배당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기서 10% 이상 배당 증가는 주당배당금(DPS) 기준이 아닌 배당총액 기준이므로 올해 자사주 소각이 빠르게 확대됐던 점을 감안할 때 실제 DPS 증가폭은 10%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올해 배당성향이 25%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던 KB금융과 신한지주의 경우는 2025년 추정 총 DPS가 각각 4000원과 2650원에 달하면서 증가폭이 전년 대비 최소 26%와 23%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배당성향 상향 시 총주주환원율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2025년 기준으로도 총주주환원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이에 하나증권은 이번 주 단기 선호 종목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를 제시했다. KB금융은 3분기 실적에서도 강력한 펀더멘털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홍콩 ELS 및 은행 LTV 담합 의혹 관련 제재심 이후에는 관련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징금 우려가 해소될 경우 투자심리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외국인 매수세 또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또 신한지주도 올해 총주주환원율이 50%를 상회하면서 밸류업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과징금 우려 완화와 국채금리 상승 현상, 배당소득분리과세·상법개정안 등의 정책 모멘텀 발생으로 외국인 매수를 동반한 대형 은행주 랠리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은행주가 고배당 업종으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최진희 기자, 사진=연합뉴스]](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2/415129_218628_3444.png?resize=600%2C3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