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간이 꽤 지난 게임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그땐 그랬지”하는 재미가 있다.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도 정식 출시 2주년이 지난 현재, 과거와 비교하면 게임이 많이 달라졌다. 솔로 모드가 대표적이다.
얼리 액세스 시절 솔로와 스쿼드 모드는 유저들 사이에서 취향이 확고히 나뉘었다. 배틀로얄의 짜릿함을 즐기기에는 솔로가 적합하다는 의견과 함께 우승하는 과정이 진짜 재미라며 스쿼드를 선호하는 의견이 양립했다.
정식 출시 이후 님블뉴런은 과감하게 솔로 모드를 삭제하고 스쿼드 위주로 체재를 변경했다. 얼리 액세스 시절 이터널 리턴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자연스럽게 솔로 모드도 경험할 수 없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승처럼 올드비 유저들이 말하는 “라떼는 말이야”를 당연히 이해할 수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솔로는 엄연히 ‘존재했던 기억’이다. 님블뉴런은 솔로 모드의 추억을 되살려줄 이벤트 모드인 ‘론울프’로 유저들에게 추억과 재미를 선사했다. 21일 이후 매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이벤트 모드인 론울프로 솔로가 어땠는지 체험할 수 있다. 얼리 액세스 시절부터 즐겼던 올드비인지라 그 시절 솔로와 무엇이 바뀌었는지 기대감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벤트 모드로 가볍게 즐길 만한 구성이다. 랭크 게임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 좋다. ‘재생성 키트’로 4일차 낮이 되기 전까지 2번 부활이 가능하기에 사출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하다.
그러나 론울프에서도 솔로 모드의 한계는 뚜렷했다. 여전히 하이에나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고, 보는 입장에서 티밍인가 싶은 경우도 많이 목격된다. 그래도 해맑게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론울프를 즐기는 유저들을 보면 솔로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았음이 여실히 보였다.
■ 흥함도 망함도 나의 선택, 솔로의 무게를 느껴라

솔로는 본인 실력이 굉장히 중요한 모드다. 운영도 교전도 의지할 팀원이 없다. 모든 판단의 책임과 결과는 본인이 감당하게 된다.
그 시절과 완벽히 똑같지는 않다. 스쿼드 모드에 맞춰서 변경된 루미아 섬인지라 예전 솔로 모드와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도 근본은 어디 가지 않았다. 본인의 판단으로 게임이 유리해졌을 때 쾌감이 상당하다.
교전에 대한 재미도 높다. 하이에나가 없다는 가정하에는 정정당당한 1대1 승부가 펼쳐지기에 상대 실험체와 내 실험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교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전과 교전이 정말 야무지다.
예전에는 없었던 루미, 균열, VLS와 같은 요소들도 큰 이질감 없이 어우러졌다. 이런 변경점들은 대부분 스쿼드 모드를 상정하고 도입했을 텐데, 생각보다 솔로 모드에서도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과거보다 더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우승까지 향하는 과정이 메리트 있게 다가왔다.
■ 가볍게 즐길 수 있음은 좋지만 밸런스는…

론울프는 밸런스를 수치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받는 피해량과 주는 피해량을 퍼센트 비율로 정하고, 이 수치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벤트 모드인지라 현실적으로는 최선이지만, 스쿼드 위주로 개편된 실험체들도 많고 한계가 있는 방식임은 분명하다.
다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체젠 매그’, ‘평타 일레븐’과 같이 추억의 빌드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성능은 모자란 편이다. 아이템들과 실험체들 변경점이 오랜 기간 동안 쌓였기 때문이다. 예전 빌드로 우승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밸런스는 빈말로도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 라인이 필요한 스킬 증폭 딜러들은 우승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무래도 혼자서 진행하는 솔로 모드 특성상 준수한 이동기와 적절한 밸런스를 갖춘 브루저들이 선호되기 마련이다.
일부 원거리 딜러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도 브루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예전 ‘요한’이 솔로 시절 활용했던 ‘스마트폭탄’과 같은 함정 메타도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서포터 실험체들은 픽 할 이유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솔로 시절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 이벤트 모드라 다행이다


론울프에 와서도 솔로 시절 문제점은 여전했다. 번번히 일어나는 하이에나, 왠지 나만 당하는 것 같은 유사 티밍이나 지옥의 눈치싸움 등이 대표적이다. 좋게 말하면 솔로만의 매력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불쾌한 경험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4일차 낮 이전까지 2번 부활할 수 있는 재생성 키트가 있지만 템포가 중요한 솔로 특성상 한 번의 죽음이 뼈아프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애초에 교전이나 오브젝트에서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도태로 이어진다.
결국 이러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론 울프가 이벤트 모드라는 점이다. 만약 정식으로 랭크 게임이 등장했거나 메인 모드로 밀었다면 불쾌감이 클 가능성이 높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 출시한 점은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다.
상기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론울프는 한 번쯤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있다. 과거 솔로 시절을 겪은 유저들은 추억을 회상하기 좋고, 정식 출시 때 유입된 유저라면 색다른 이터널 리턴을 즐길 수 있다. 관심이 없더라도 이벤트 보상을 위해 가볍게 한두 판 즐겨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