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탱커’는 보통 귀중하다. 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잘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포지션이다.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도 마찬가지다. 탱커 실험체 자체가 귀하기도 하지만, 잘하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다.
이터널 리턴의 85번째 실험체 ‘미르카’는 오랜만에 등장한 탱커 실험체다. 좋은 유틸성, 귀여운 외모로 출시 전부터 유저들에게 “드디어 연습할 만한 탱커가 나왔네”라는 감상이 쏟아졌다.
첫 날 미르카를 사용해 본 결과 체급으로 승부하는 탱커 스타일이다. 우직하게 적의 공격을 받아 넘기고 다양한 상황에 응용할 수 있는 군중 제어를 통해 전투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다만 스킬 구성이 아군과 조화를 이루기엔 너무 단독적이다. 덕분에 상대팀의 대응이 좋을수록 고점이 떨어졌다.
핫픽스 전에는 단점이 높은 체급으로 상쇄됐다. 그러나 랭크 플레이가 가능해진 시점에는 Q, E 스킬 대미지 감소, W 스킬 쿨타임 증가 등 체급에 영향을 주는 하향을 받았다. 강도 높은 하향 패치 탓일까. 랭크 게임 플레이에서는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탱커는 자체적인 체급에 따라 채용 가치가 달라진다. 안 그래도 대응하기 쉬운 스킬 구성이었는데, 장점이었던 체급이 사라지니 순식간에 채용 가치가 사라졌다. 현재 탱커 포지션으로는 미르카를 기용할 이유가 없다.
출시 직후 통계는 잘 쳐줘도 하위권
보통 탱커 성능은 승률, TOP 3, RP 획득, 평균 순위와 같은 지표가 중요하다. 킬 결정력이 부족한 탱커에게 평균 킬 지표는 그다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탱커를 픽하면 팀 조합 안정성이 올라가기에 든든하다. 든든하다는 의미는 곧 사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르카는 다른 탱커들과 비교했을 때 통계가 처참하다. 픽률은 신규 실험체라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런데 픽률에 비해 다른 지표들이 처참한 상태다. 승률은 11.7%로 95등, TOP 3 비율도 36.9%로 103등, 랭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RP 획득은 아예 108등이라는 성적이다.
현재 1티어 탱커라고 불리는 ‘일레븐’과 비교한다면 더욱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픽률이 높을수록 승률과 같은 통계는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평균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일레븐은 3888게임 기준 승률은 16.5%로 2등, TOP3 비율은 43.4%로 12등, RP 획득 또한 10등이라는 준수한 지표다. 아예 평균 순위는 4.1등으로 3위에 해당하는 높은 기록이다.
분명 미르카와 일레븐은 같은 탱커 역할군이지만 인게임 플레이는 다르다. 그러나 같은 탱커 포지션에 이렇게까지 성적 차이가 두드러진다면 미르카를 굳이 선택할 이유는 없다. 랭크 게임은 냉정한 법이다. 출시 직후 통계는 명확히 하위권이라 볼 수 있다.
■ 대중적인 특성은 와류, 치유 드론도 어울린다
유저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특성은 ‘와류’다. 개별 공격 적중 2회라는 조건을 달성하기에도 쉽고, 적에게 계속 달라 붙는 미르카와도 잘 어울린다. 딜링과 유지력을 적절히 보강해주는 특성이다.
치유 드론도 좋은 선택이다. 미르카는 스스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높은 수치를 자랑하는 실드와 함께 치유 드론까지 채용하면 유지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승률로만 따졌을 때는 치유 드론이 13.5%로 우세하나 와류와 픽률이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취향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자.
전술 스킬은 ‘퀘이크’가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적진에 들어가 진형을 붕괴시키는 미르카와 잘 어울린다. 즉각적인 변수를 더하고 싶다면 ‘블링크’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 ‘블링크 → W → E’ 콤보로 적 딜러를 납치할 수도 있다.
아이템 빌드는 ‘미스릴 크롭’, ‘바니 햇’, ‘하트 온 파이어’처럼 효율이 좋은 전설 아이템을 위주로 올린다. 만약 전술 스킬로 퀘이크를 선택했다면 첫 배달 타이밍에 포스 코어를 주문하는 것보다 생명의 나무, 전술 강화 모듈을 같이 주문하기를 추천한다.
■ 유틸리티를 적재적소에 활용할수록 고점 상승
미르카가 가진 최대 장점은 공방 양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킬 구성이다. 미르카가 적을 이동 불가 상태로 만들면 높은 수치의 최대 체력 비례 대미지를 준다. 탱커임에도 생각보다 딜량이 준수하게 나온다. 그러나 단순하게 ‘딸깍’으로 적에게 CC기를 넣기에는 어렵다.
스킬들을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리펄스 게이지’가 중요하다. 이동 불가 CC기를 상대에게 적중시키면 50%가 채워진다. 다른 방법으로는 W 스킬 ‘리펄스 배리어’로 흡수한 피해만큼 게이지가 상승한다. 리펄스 게이지가 모두 차면 Q와 E 스킬 중 하나를 강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 강화된 스킬은 모두 이동 불가 CC기가 존재하니 리펄스 게이지 사이클이 더욱 빠르게 돌아간다.
미르카가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CC기는 E 스킬 ‘백스텝 러시’와 궁극기 ‘다운버스트’뿐이다. 두 스킬 모두 적이 대놓고 맞아줄 가능성이 적은 스킬이기에 실질적으로는 W 스킬이 메인이다. 최대한 많은 피해를 받을 것 같은 타이밍에 사용할수록 고점이 올라간다.
W와 E 스킬 모두 사용할 때 빠르게 지정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즉발적인 이동기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어 위험한 스킬을 흘려낼 때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E 스킬은 스킬 모션동안 저지 불가와 함께 받는 피해가 80% 감소한다. 단순한 이동기를 넘어 훌륭한 탱킹 기술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르카의 주요 딜링 수단은 강화 Q다. 즉발로 전방 범위를 기절시킴과 동시에 체력 비례 대미지까지 입히기에 리펄스 게이지 순환에도 매우 탁월하다. 또한 W 사용 직후 E 스킬을 아군 방향으로 쓰면 적 실험체를 아군에게 배달할 수도 있다. 적이 거리를 내준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도록 하자.
■ 역시 탱커는 체급이 제일 중요하다
출시 첫 날에도 미르카는 유저들에게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팀원과 합을 맞춰야 하는 탱커 포지션이 혼자 너무 따로 노는 스킬 구성이다”, “아군과 연계하는 탱커보다는 난전을 유도하는 역할로 사용하면 괜찮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주로 나왔다.
공통된 평가는 탱커치고는 딜이 강하다는 점이다. 리펄스 게이지로 강화한 스킬이 적중하면 생각보다 강한 딜링이 나오기에 몸이 약한 딜러들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장점이 핫픽스 패치로 줄어드니 단점이 더욱 크게 부각됐다. 미르카가 W 스킬을 사용한 뒤 공격하지 않으면 고점이 크게 낮아진다는 약점도 널리 알려졌다.
콘셉트에 걸맞는 스킬 구성은 훌륭하다. 그러나 성능적으로 봤을 때 사용할 메리트는 떨어진다. 단순한 수치 변경만으로도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실험체기에 향후 밸런스 조정이 중요하다. 특히나 탱커 포지션은 메타에서 가장 선호하는 실험체 1, 2명만 기용되는 경향이 크니 더욱 그렇다.
유저들도 미르카에 대해 “콘셉트는 좋은데, 일반적인 탱커랑은 거리가 머네”, “아군이랑 연계보다는 혼자 돌격해서 쓸어담는 느낌이 강하네”, “체급이 좋긴 했는데 핫픽스가 너무 뼈아프다”, “그래도 신규 실험체는 일단 약한 상태로 두는게 맞아”등 다양한 의견을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