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5 인디 쇼케이스 현장에서 깊고 낯선 바다 냄새와 함께 이목을 사로잡은 게임이 있었다.
덴마크 개발팀 Out of Bounds Game Aps이 선보인 해양 로그라이크 RPG ‘씨 오브 리프트’다. 절차적 생성으로 얽히는 이야기, 선원 관리, 미지의 균열(Rift)로 연결된 차원의 바다라는 세계관까지 작지만 야심찬 인디 프로젝트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는 개발팀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직접 선보이게 되어 설렌다”며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낯선 심해의 공포와 항해자의 고독, 그리고 플레이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형 RPG를 향한 이들의 철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스타 2025에 참여한 Out of Bounds Game Aps 대표 Alexander Birke에게 개방 비화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들어봤다.
Q. 지스타 2025에 참가한 소감은?
인디 쇼케이스에 참가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직접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한국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라 여러분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Q. ‘씨 오브 리프트’를 간단히 소개하고, 이 게임만의 매력을 설명한다면?
씨 오브 리프트는 플레이어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해양 로그라이크 RPG이다. 플레이어는 증기와 돛을 사용하는 배의 선장이 되어 다른 차원과 이어지는 균열(Rift)들로 인해 붕괴해가는 광대한 바다를 탐험할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의 중심부에 도달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행복도와 급여를 챙겨줘야 하는 선원들과 함께하며, 이를 소홀히 하면 반란이 일어나 새로운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배 구조와 장비 그리고 무기를 선택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씨 오브 리프트는 절차적 생성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때문에 세계, 균열, 항구, 선원, 퀘스트 모두가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특히 퀘스트 시스템이 흥미로운데, 테이블탑 RPG의 게임 마스터처럼 게임 상황과 플레이어 행동에 기반해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Q. 선박과 세계관에 러브크래프트풍 테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플레이어가 선장이 되어 선원들과 함께하는 게임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적대적인 세계가 존재하면 이를 극복하는 경험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모비 딕’부터 러브크래프트 신화, ‘Sunless Sea’ 같은 게임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또한 프랭클린 원정대와 섀클턴 탐험 같은 실제 역사적 사건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Q.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절차적 생성 때문에 재미있는 버그들이 많았다. 어느 시점에는 새 게임을 시작하면 배가 빠져나올 수 없는 작은 호수 안에 생성되기도 했다. 항구 이름을 생성하는 시스템 덕분에 ‘외로운 자들의 마을’ 같은 이름도 등장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여러 시스템을 플레이어가 이해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발 초기에 UI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쏟게 될 줄은 몰랐다.
Q. 데모 버전 플레이어들에게서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가?
대체로 긍정적이었고, 일부 스트리머분들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플레이해 줬다. 다만 키보드 입력 문제, 전투, 밸런싱, 저사양 PC에서의 프레임 속도 문제 같은 이슈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한 차례 패치를 배포했고 부산 일정을 마치면 또 다른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
Q. 앞으로 플레이어 피드백은 어떻게 반영할 계획인가?
우리는 1년 넘게 스팀 페이지에서 공개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해왔고, 플레이어 피드백이 지금의 게임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보여줘야 무엇이 잘 작동하고 개선이 필요한지를 진정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Q. 데모를 플레이하면서 조준 감도가 더 정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전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구성해 조준이 더 쉬워지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탄약 종류, 상태 이상, 플레이어가 발동할 수 있는 능력 등 전투에 더 깊이를 줄 요소들도 추가를 준비하고 있다.
Q. 선원 체력(스태미나) 관리 시스템이 신선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선장으로서 플레이어가 선원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리되, 이해하기 쉬웠으면 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특정 업무에 스태미나를 배치하면 잠겨버려, 장비 수리 같은 단일 행동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가 단기 효율과 장기 전략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Q. 정식 버전에는 어떤 콘텐츠가 추가되는가?
정식 버전에는 더 많은 균열(Rift), 선원 특성, 장비, 배 종류 등이 추가된다. 또한 세계가 더욱 살아 움직이고 시뮬레이션처럼 느껴지도록 여러 시스템을 계속 확장할 예정이다.
Q. 한국어 지원 계획인가?
정말 하고 싶지만, 소규모 인디 팀이라 확실히 약속드리긴 어렵다. 한국어화를 원하는 퍼블리셔를 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커뮤니티 번역이나 로컬 AI 모델을 이용한 실시간 번역 같은 실험적인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은 매우 탐색 단계다.
Q. 유니티 엔진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유연성이 뛰어나고, 자산과 플러그인 생태계가 매우 훌륭하다. 또한 다른 플랫폼으로의 포팅도 매우 쉽다.
Q. 유니티가 제공하는 다양한 개발 지원 프로그램 중 도움을 받은 것은?
개발, 서비스 과정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코펜하겐에서 열린 Unity Meetup에 꾸준히 참가했는데, 그 인연으로 지스타 인디 부스에 초청받게 됐다.
Q. 유니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에디터가 더 빨라졌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에셋 임포트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면 훨씬 쾌적하게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복 작업 속도는 개발자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저수준 API도 추가되면 좋겠다.
Q. ‘Unity World Zone’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다른 게임은 무엇인가?
‘Berserk Or Die’ 튜토리얼을 하다가 동시에 누르는 키 개수가 공격력으로 계산된다는 것을 알고는 웃음이 터졌다. 입력 방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제일 마음에 들었다.
Q. 인디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게임 외의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보길 바란다. 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고, 게임이 돋보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또 다양한 취미를 가지면 번아웃도 예방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목표를 전한다면?
데모를 즐겁게 플레이해주길 바라며, 디스코드와 스팀 커뮤니티에 참여해 게임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면 좋겠다. 함께 더 멋진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