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젠지 ‘솔로’ 강근철 감독 “챔스 우승 간절… 멤버 확정은 아냐”

젠지 '솔로(Solo)' 강근철 감독 (사진=최은상 기자)
젠지 ‘솔로(Solo)’ 강근철 감독 (사진=최은상 기자)

2024년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무대를 제패하며 퍼시픽 정점에 섰던 젠지가 차기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영입이 반복되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젠지는 단순한 인원 보충을 넘어, 팀의 근간을 다시 세우는 신중한 리빌딩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2026 시즌을 앞두고 게임톡은 젠지 e스포츠의 사령탑 ‘솔로’ 강근철 감독을 만났다. 강 감독은 “오직 챔피언스 우승만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말하며 대회 시작 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리빌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파격적인 포지션 변경이다. 뛰어난 교전 능력을 보유한 ‘카론’ 김원태가 감시자로, ‘애쉬’ 하현철이 척후대 요원으로 보직을 옮기며 전술적 변주를 꾀했다. 이는 선수의 개인 기량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변화된 게임 메타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징스’ 김동하를 테스트 인원으로 합류시키는 등 신구 조화를 통한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술 운용에 있어서도 젠지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실험적인 행보를 보였다. 최근 SVL 무대에서 전장 ‘어비스’를 겨냥해 요원 ‘비토’를 기용하는 등 과감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척후대와 타격대 요원의 밸런스 변화가 극심한 현 시점에서, 특정 조합에 매몰되기보다 선수 개개인의 센스와 팀워크를 강조하는 실리주의적 접근 방식을 통해 젠지만의 독자적인 메타 해석력을 증명하고 있다.

팀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승리 프로세스’의 재정립도 눈길을 끈다. IGL(인게임 리더) 역할을 맡은 ‘라키아’ 김종민을 중심으로 경기 중 집중력 저하와 역전 허용을 방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피드백과 마인드 트레이닝이 진행 중이다. 2024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직 챔피언스 우승만을 바라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젠지가, 다가올 킥오프 무대에서 어떠한 완성도를 보여줄지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Q. 선수단 변화도 많았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내년을 위해 리빌딩을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완료되어야 하기 때문에 리빌딩에 전념하고 있다. 

 

Q. 최근 포지션 변경이 있었다. ‘카론’ 김원태가 감시자로, ‘애쉬’ 하현철이 전략가로 변경됐다. 포지션 변경의 이유가 궁금하다.

카론 선수가 총을 굉장히 잘 쏜다. 감시자가 총이 중요한 포지션이고, 그의 ‘샷빨’을 생각했을 때 연막을 플레이하는 것보단 더 잘 맞을 것이란 생각에 테스트할 겸 감시자를 시켜봤다. 2024년 우승할 때도 ‘브리즈’에서 ‘아스트라’로 꼬리 역할을 하는 등의 경험도 있다. 확정된 건 아니고, 내년을 위해 여러 테스트를 하려고 한다. 애쉬 선수는 연막할 때 더 샷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변경하게 됐다.

 

Q. 애쉬 선수의 연막 플레이를 평가해보자면?

척후대라는 요원이 많이 힘들다.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다. 그런 것에 비하면 연막은 조금 더 쉬운 편이다. 물론 연막도 스킬 사용 센스가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애쉬 선수 본인이 만족하며 플레이하고 있다. 가장 만족스러운 포지션 변경이다. 연막 코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고, 실력도 빠르게 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물론 아직 포지션 변경 초이기 때문에 센스가 부족한게 어느 정도 눈에 보인다. 하지만 잘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도 보고, 피드백을 잘한다면 충분히 저력있는 연막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 

'카론' 김원태가 감시자로, '애쉬' 하현철이 전략가로 변경됐다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카론’ 김원태가 감시자로, ‘애쉬’ 하현철이 전략가로 변경됐다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Q ‘징스’ 김동하를 영입했는데 떤 점을 보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는지 궁금하다. 

징스 선수는 개인기 포텐셜이 매우 뛰어나다. 피지컬면을 봤을 때 엄청 폭발력이 있다. 감독으로서 징스 선수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현재 테스트 중으로 정식 멤버는 아니다. 피드백이나 수용이 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내년에 같이 가려고 하고 있다. 추가 영입이 있을 수도 있다. 지금 추가 영입으로 염두에 둔 선수는 있다. 

 

Q. SVL에 참가한 젠지 신입생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해달라.

이번에 연막을 처음한 애쉬 선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난 1년을 구르며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징스 선수는 말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본인 플레이에 확신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콜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경기 중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거의 없었다.

 

Q. 최근 SVL에서 전장 ‘어비스’ 조합으로 ‘비토’를 사용했다. 비토의 어떤 점을 보고 어비스에서 기용했는지 궁금하다. 

스크림을 하다가 비토를 사용한 팀을 상대해 봤다. 생각보다 어비스라는 맵에서 활용 가차가 높아 보였다. 텔레포트 스킬인 ‘지름길’이나 좁은 입구를 수성할 수 있는 ‘요격기’ 등 괜찮은 조건을 갖고 있다. 실제로 맞아보고 고민해 보니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기용하게 됐다. 테스트했을 때나 실제 대회에서도 생각보다 잘 됐다. 앞으로 계속 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당분간 써보려고 한다.

전장 '어비스'의 감시자로 '비토'를 선택한 젠지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전장 ‘어비스’의 감시자로 ‘비토’를 선택한 젠지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Q. 최근 척후대 요원의 스킬이 우 중요하게 작용하도록 변경됐는데, 이에 대한 프로팀의 생각이 궁금하다. 

프로팀 입장에서 보면 게임이 옛날보다 심플해졌다. 스킬 사용 시간이 길어져 총에 집중하기 좋다. 확실히 총을 잘 쏘는 선수는 돋이는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스킬을 신중하게 사용하는 등 선수의 센스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스킬 너프 이후 척후대 역할을 겸할 수 있는 타격대 ‘요루’가 특히 더 각광받고 있다. 수차례 너프에도 불구하고 요루가 계속 쓰인다. 이제는 요루의 텔레포트를 빼기 위해 지공 형태의 작전이 많아졌는데, 이러한 메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분간 패치가 없을 것 같지만 솔직히 타격대는 패치해야 한다. 다른 요원들에 비해 스킬이나 퍼포먼스 격차가 너무 크다. 요루, ‘웨이레이’, 그리고 ‘네온’ 이 3개가 너무 오버 밸런스다. 경기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타격대는 요루와 웨이레이 이 두개만 나온다. 간혹 네온을 쓰는 팀도 있지만 두 요원만큼 범용적이진 않다. 라이엇은 다양하게 요원을 쓰길 원하는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요루와 웨이레이만 쓰이니 한 번 패치를 해서 환기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솔랭과 다르게) 네온 프로경기에서 특정맵에서 특정 팀만 사용하는 느낌이다. 

타격대 패치가 필요하다는 게 강근철 감독의 생각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타격대 패치가 필요하다는 게 강근철 감독의 생각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Q. 젠지는 이번 SVL에서 ‘네온/요루’와 ‘요루/웨이레이’ 조합을 모두 써봤는데, 두 조합의 결이 어떤 식으로 다른지?

맵별로 다르다. 네온이 좋고 요루가 좋은 맵이 있다. 특히, 웨이레이는 요루나 네온과 함께 사용할 때 좋은 점이 많다. 특히, 요루와 궁합이 발군이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선호하는 조합이 아닌가 싶다. 요루/웨이레이 조합이 S급으로 가장 좋은 조합이다. 네온은 OP이긴한데, 요새는 맵을 좀 타는 느낌이다. 요새보면 예전만큼 네온 쓰는 팀도 적다. 물론 요루/웨이레이가 너무 좋아서 안 쓰는 것도 있다. 

 

Q. 젠지는 ‘체임버’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감시자 너프 이후 버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현재 버전에서 체임버도 충분히 좋은 요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체임버라는 요원 자체가 선수 개인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 스스로가 잘해야한다. 현재 젠지는 팀적인 플레이를 더 선호한다. 그래서 체임버 보단 다른 감시자를 사용하고 있다. 

 

Q. 감시자 포지션 자체의 너프가 너무 커서 이제는 감시자가 꼭 조합에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하는 의견이다. 감시자라는 포지션보단 감시자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의 센스와 역량이 더 중요한 시즌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조합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 요상한 요원 조합을 꺼내 우승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요원 조합을 하던 간에 팀원의 호흡이나 샷, 그리고 센스 등이 더 중요하다.

 

Q. 젠지는 ‘테호’ 너프 이후에도 ‘스플릿’에서 꾸준히 사용했고, SVL에서는 ‘펄’에서도 사용했다. 테호를 팀적으로 선호하는 것 같은데, 이유가 긍굼하다.

척후대 너프 이후에는 테호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패치 버전에서는 다른 척후대 요원에 비해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몰리 스킬이 너무 사기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제는 테호는 확실히 쓸만해졌다고 본다.

척후대 너프 이후 '테호'에 대한 젠지의 평가가 더욱 상승했다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척후대 너프 이후 ‘테호’에 대한 젠지의 평가가 더욱 상승했다 (사진=SOOP 게임&e스포츠 유튜브)

Q. 2025년 시즌 작전타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솔직히 억울한 면도 있다. IGL ‘먼치킨’ 변상범 선수가 있을 때는 타임아웃을 걸려고 하다가도 선수들끼리 이미 피드백이 완료된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타임아웃을 쓰면 그 흐름을 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팀 상황이 더 심해지면 걸려고 하고 있다. 한 게임에 두 번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팬들이 그렇게 본다면 맞는 말일 수 있다. 걱정해주시는 마음 잘 알고 있고 저도 최대한 타임아웃을 잘 사용하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Q. ‘HSK’ 김해성 코치가 역전을 안 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 훈련했는지 말해줄 수 있는가? 

사실 역전을 안 당하기 위해서는 IGL의 역할이 꽤 중요하다. 이번에 먼치킨 선수에서 ‘라키아’ 김종민 선수로 IGL이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 라키아 선수가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코치들도 그렇고 라키아 선수를 위주로 피드백을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역전당할 때 위축되지 않는 마인드 트레이닝도 중요하다. 

 

Q. 2026년 시즌 시작 전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챔피언스를 너무 가고 싶다. 올해 떨어지고 너무 힘들었다. 2026년은 정말 챔피언스 우승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리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킥오프부터 포인트를 따내야 한다. 챔피언스를 목표로 삼아 열심히 달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챔피언스 우승을 목표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최은상 기자)
챔피언스 우승을 목표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최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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